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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실

“한 순간도 사익 추구 안했다” 드러난 혐의도 부인

등록 2016-11-29 20:48수정 2016-11-30 01:47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후 청와대 브리핑룸에서 3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후 청와대 브리핑룸에서 3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3차 대국민담화 현장

4분10초…사과 거듭하며 몸낮춰
“최순실과 공모 인정하지 않나”
기자들 질문에 즉답 피하며 퇴장
국정농단 책임 측근에 돌려
사의 표명 최재경 민정수석 참석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으로 탄핵 위기에 몰린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세번째로 국민들 앞에 고개를 숙였다. 지난 4일 2차 대국민 담화 이후 25일 만이다. 박 대통령은 임기 단축 등 거취 문제를 국회에 맡기겠다면서도, 여전히 이번 파문의 책임을 회피한 채 무고함과 억울함을 거듭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 춘추관에서 연 4분10초간의 대국민 담화에서 “백번이라도 사과를 드리는 것이 당연한 도리”, “큰 실망과 분노를 다 풀어드릴 수 없다는 생각에 이르면 제 가슴이 더욱 무너져내린다” 등 사과를 거듭하며 몸을 한껏 낮췄다. 박 대통령은 담화 초반에 1998년 정치 입문 이후 현재까지를 회고하며 “돌이켜보면 지난 18년 동안 국민 여러분과 함께했던 여정은 더없이 고맙고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마음으로 모든 노력을 다해왔다”고 감성에 호소했다. 특히 “지난 18년 여정”이라는 표현은 마치 조기 퇴진 일정이라도 제시할 듯한 분위기였으나, 그게 아니었다.

박 대통령은 이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논란에 대해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단 한순간도 저의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고, 작은 사심도 품지 않고 살아왔다”며 “지금 벌어진 여러 문제들 역시 저로서는 국가를 위한 공적인 사업이라고 믿고 추진했던 일들이었고, 그 과정에서 어떠한 개인적 이익도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최순실씨가 미르·케이(K)스포츠재단 설립·운영을 빙자해 대기업 출연금을 뜯어내는 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주된 역할을 했다는 검찰의 수사 결과를 부정하고,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에게 책임을 떠넘긴 것이다. 박 대통령은 자신의 잘못은 “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이라며 ‘도의적 책임’만 강조했다.

반면, 박 대통령은 약속을 뒤집고 검찰 조사를 거부한 것에 대해선 사과도, 설명도 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지난 4일 담화에서 “검찰의 수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며 특검 수사도 수용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이후 조사 준비, 시국수습방안 마련 등을 핑계로 검찰의 세 차례에 걸친 직접 조사 요청을 거부했다. 이날은 검찰이 대면조사의 최종 시한으로 제시한 날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의 담화가 이어지는 동안 수석비서관 등 주요 참모들은 기자회견장 양쪽 벽에 일렬로 서서 담화를 들었다. 이 자리에는 최근 사의를 표명했던 최재경 민정수석도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도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았다. 다만 담화문 낭독을 마치고 물러설 때 기자들이 “질문이 있다”며 손을 들자 박 대통령은 잠시 마이크 앞으로 돌아와 “오늘은 여러가지 무거운 말씀을 드렸기 때문에, 가까운 시일 안에 여러가지 경위에 대해 소상히 말씀을 드리겠다. 질문하고 싶은 것은 그때 하시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어 “최순실씨와의 공범을 인정 안 하시는겁니까”라는 질문에는 답변없이 퇴장했다. 청와대는 이른 시일 안에 박 대통령 기자회견을 마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에 대해 ‘나는 선의였고 주변이 잘못했다’며 반격하는 기회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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