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며 이틀째 밤샘농성중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일 밤 국회의사당 앞에서 촛불을 든 채 탄핵 찬성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2일 발의하고, 이를 9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캐스팅 보터’인 새누리당 비박근혜계(비박계)는 박 대통령이 퇴진 시점과 2선 후퇴만 밝히면 탄핵에 불참하겠다는 기류여서, 탄핵안이 실제 가결될지는 불투명하다.
우상호(민주당)·박지원(국민의당)·노회찬(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만나, 새누리당 비박계가 탄핵에 동참하지 않더라도 9일 탄핵안 표결을 강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야 3당 원내대변인은 “새누리당 비박계도 더이상 좌고우면하지 말고 대통령 탄핵에 함께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비박계는 박 대통령이 7일까지 명확한 퇴진 시점을 밝힐 것을 요구하면서, 야당도 협상에 응할 것을 촉구했다. 비박계 모임인 비상시국위원회 대변인인 황영철 의원은 “박 대통령은 4월30일을 기준으로 명확한 퇴임 일정을 7일 오후 6시까지 밝히고, 모든 국정을 국무총리에게 넘기고 퇴임을 기다리겠다는 명확한 2선 후퇴를 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에 9일 탄핵 표결에 동참해서 찬성하겠다는 입장이라는 것도 변함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승민 의원은 박 대통령의 퇴진 시기 표명 뒤 여야 협상이 안 될 경우 비박계 의원들의 탄핵안 표결 참여에 대해 “그 숫자가 가결에 충분하냐는 자신있게 말하기 어렵다”고 내부 기류를 전했다.
박 대통령은 탄핵 저지를 위해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비주류 등 새누리당 의원들과 연쇄 회동을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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