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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북핵, 단기간엔 아니지만 해결에 들어가는 과정”

등록 2017-09-22 21:26수정 2017-09-22 22:18

3박5일 방미외교 성과
한-미-일 3각 굳건한 공조 재확인
‘한반도 내 전쟁 불가’ 방침 명확히
평창올림픽에 북 참여 호소 등
평화적·외교적 해결 다시 불씨 지펴
근본적 해법으로 다자대화 제시
중·러와 공조 물꼬는 못터 한계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순방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기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순방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기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북핵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해결에 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본다. 전체적으로는 국제적인 공조가 잘 되고 있고, 우리 대한민국의 입장에 대해서 지지와 협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대응은 잘 돼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각) 미국 방문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3박5일간의 외교 성과를 이렇게 자평했다. 한-미-일 3각 공조 속에서 ‘한반도 내 전쟁 불가 방침’을 재확인하고, 다자외교를 확대해 북핵 문제에 대한 평화적·외교적 해결의 불씨를 다시 지펴놨다는 취지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월 ‘베를린 선언’ 때만 해도 군사회담·남북이산가족상봉 등 구체적인 방법까지 명시하며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했지만, 이번에는 ‘유엔’과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킨 ‘촛불혁명’의 상징성을 빌려 ‘평화’를 강조했다. 북한의 6차 핵실험 등으로 두달 만에 급변한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유엔 총회 연설과 미·일을 비롯한 다양한 나라 정상과의 회담 등을 통해 고강도 제재와 압박은 평화를 만들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는 걸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내 기자간담회에서도 “지금처럼 잔뜩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는 선뜻 다른 해법을 모색하기 어렵다”며 “지금은 북한에 대해서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압박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미·일 두 정상과 “북한의 비핵화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추진한다”는 것은 의미있는 성과로 볼 수 있다. ‘군사적 옵션’까지 거론될 만큼 고조된 긴장 상황에서 일단 김을 뺀 것으로 볼 수 있어서다. 특히 문 대통령은 북한 선수들의 평창겨울올림픽 참여를 호소하고 각국 정상들을 평창으로 초청하는 등, 악화일로로 치닫는 갈등 상황을 누그러뜨리는 지렛대로 올림픽을 적극 활용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유엔 총회 연설에서 “동북아 안보의 기본축과 다자주의가 지혜롭게 결합돼야 한다”며 북핵문제의 근본적 해법으로 ‘다자주의 대화’를 통해 평화를 성취하는 유엔 정신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이와 관련해 ‘6자 회담을 의미하는 것인지 완전히 새로운 협상 틀을 얘기하는 것인지 설명해달라’는 요청을 받자 “양자 회담, 3자, 4자, 6자 회담 어떤 형태의 대화든 모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다자주의 외교의 구체적인 틀을 제시하는 대신, “유럽연합처럼 동북아가 경제적인 공동체가 되고 다자적인 안보협력체제가 돼야만 근원적·항구적으로 평화체제가 될 수 있다”는 답으로 갈음했다.

문 대통령이 꿈꾸는 다자적 안보협력체 구상의 핵심 키를 쥐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와 이렇다 할 공조의 물꼬를 트지 못한 것은 한계로 지적된다. 중국·러시아를 겨냥해 미국이 추가로 독자적인 대북제재 행정명령을 발표하면서 중·러와의 외교적 공간이 더욱 좁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정애, 뉴욕/김보협 기자 hongby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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