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저녁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7일 저녁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 쪽 만찬 참석자 가운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89) 할머니가 소개되자 다가가 포옹했다.
이 할머니는 이날 3부 요인, 정·재계 대표들이 참석한 청와대 만찬에 영화감독 이창동씨 등과 함께 초청받았다. 그는 최근 개봉했던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실제 주인공이다. 1928년 대구에서 태어난 그는 유모로 일했던 어머니 대신 동생을 돌보며 면사 공장에 다니다 16살 때인 1944년 일본군 위안부로 대만에 끌려갔다. 이 할머니는 2007년 2월 미국 하원의회 공개 청문회에서 같은 피해자인 김군자 할머니와 함께 일본의 만행을 증언했다. 그는 증언에서 “세계 성폭력 만행을 뿌리뽑기 위해서라도 일본은 반드시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5개월 뒤인 7월30일 미 하원은 일본 정부에 위안부 문제의 책임을 인정하고 공식 사죄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할머니를 초청한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위안부나 한-일 역사 문제와 관련해 균형 있는 시각을 가져달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한편,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청와대가 이 할머니를 만찬에 초대한 데 대해 “한국 쪽에 외교 루트를 통해 우리의 입장을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