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왼쪽), 김상균 국가정보원 2차장
‘남북 평화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봄이 온다’를 위해 지난 31일 방북한 예술단·태권도시범단에 김상균 국가정보원 2차장과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동행해 이들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에선 윤건영 실장 외에 탁현민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과 김종천 비서실장실 선임행정관, 박진원 국가안보실 선임행정관도 포함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청와대는 이날 윤 실장과 남북관계에 밝은 청와대 행정관들이 방북단에 포함된 데 대해 방북단이 평양 체류 기간 중에 있을지도 모를 불상사에 대비하면서 문화체육관광부·통일부·국가정보원 등 여러 정부 부처의 의견 조율 등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190여명의 대규모 예술단이 3박4일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 북한에 머무르다 보면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급박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문화부와 통일부, 국정원 등에서 지원 인력들이 파견됐고 윤 실장도 이를 거들기 위해 청와대 실무자 몇 명과 함께 방북했다”고 말했다. 탁현민 선임행정관은 이번 공연 기획과 진행을 준비단계부터 주도했고, 김종천 선임행정관과 박진원 선임행정관은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남북 교류협력 사업에 깊이 관여해 북쪽 인사들과 상당한 인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상균 2차장과 윤건영 실장은 3월5~6일 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단의 일원으로 방북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등 북쪽 최고위급을 만난 경험이 있어, 별도의 임무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특히 김상균 차장은 대북특사단 파견에 앞서 방남했던 맹경일 북한 통일전선부 부부장과 만나 방북에 앞서 의제 등을 조율한 바 있어, 이번 방북 기간 동안 남북이 4월27일 열기로 합의한 남북정상회담 의제 등을 논의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보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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