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나비처럼 훨훨 날아가십시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조객록에 이런 글을 남겼다. 피해자 할머니들의 상징이 된 나비처럼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편히 떠나시라’는 뜻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전날 별세한 김 할머니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했다. 문 대통령은 영정 앞에서 절을 한 뒤 ‘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 시민장’ 상임장례위원장을 맡은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과 인사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조금만 더 사셨으면 3·1절 100주년도 보시고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려서 (이후) 평양도 다녀오실 수 있었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먼저 조문을 마치고 빈소 옆방에 있던 또 다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에게 찾아가 “오래오래 사십시오”라고 위로하며 25분가량 이야기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총 30분간 빈소에 머문 뒤 장례식장을 떠났다.
문 대통령은 조문에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할머니의 영면 소식을 전하며 “역사 바로 세우기를 잊지 않겠다. 살아계신 위안부 피해자 스물 세분을 위해 도리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 글에서 “1993년 할머니의 유엔 인권위 위안부 피해 공개 증언으로 감춰진 역사가 우리 곁으로 왔다”며 “할머니께서는 피해자로 머물지 않았고 일제 만행에 대한 사죄와 법적 배상을 요구하며 역사 바로잡기에 앞장섰다”고 추모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월4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8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점심을 같이했지만, 수술을 앞둔 김복동 할머니가 오지 못하게 되자 오찬에 앞서 입원해 있던 김 할머니를 문병해 쾌유를 기원하기도 했다.
김보협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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