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나이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현지시간) 브루나이 왕궁에서 열린 한·브루나이 정상회담을 마친 뒤 하사날 볼키아 국왕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브루나이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과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동남아 3개국 순방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볼키아 국왕 내외를 만나 “브루나이가 한-아세안 대화 조정국으로서 한국과 아세안 간 관계 발전을 이끌어주고, 특히 국왕님께서 올해 한-아세안 대화 관계 수립 30주년을 맞아 한국에서 열리는 특별정상회의의 성공을 적극 기원해 주신 데 대해 특별히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우리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국왕님께서 지혜로움을 빌려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 중심의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를 만들고자 하는 우리의 신남방정책과 브루나이의 ‘비전 2035’ 전략이 조화롭게 추진되어 미래의 신기술, 신산업 분야까지 협력을 넓히고 공동 번영을 함께 이뤄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볼키아 국왕은 “대통령님의 국빈 방문은 큰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한다. 올해가 우리 양국 수교 35주년을 기념하는 해이고, 한-아세안 관계에 있어서 브루나이가 대화 조정국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대통령님과 더 긴밀한 협력을 통해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고 관계를 더 격상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양국관계 발전 방안과 한-아세안 협력 강화,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한 뒤 24개항에 달하는 정상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정상회담 뒤 브리핑에서 “양 정상은 양자관계의 핵심 분야인 통상과 투자에서의 협력을 진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며 “브루나이는 리파스 교량과 현재 진행중인 템부롱 교량 건설을 비롯한 브루나이의 인프라 사업에 한국이 참여해 온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브루나이의 인프라 확충에 더욱 기여하길 희망한다고 했으며, 이와 관련 브루나이는 한국의 투자와 사업 참여를 환영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브루나이는 최근 한반도 정세 진전 과정에서 한국의 주도적 역할에 대해 평가했다. 양 정상은 이러한 긍정적 변화를 더욱 진전시켜 나가기 위해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한-브루나이 정상회담 직후 두 나라 정상이 함께한 가운데 △특허협력조약 하 국제조사기관 지정 △과학기술 협력 △투자 협력 등 3건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한국 대통령의 브루나이 방문은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계기 방문에 이어 6년 만이다. 양자 차원에서의 방문은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문 이후 19년 만이다.
한편 동남아 3개국 순방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은 순방 마지막 날인 16일 귀국 직전에 캄보디아에 있는 유적지 앙코르와트를 방문한다고 청와대가 이날 밝혔다.
반다르세리베가완/김보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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