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문화혁신포럼에 참석해 아세안 정상, 연사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브라이언 차우 IME 대표,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 통룬 시술리트 라오스 총리, 쁘라윳 짠오차 타이 총리, 문재인 대통령,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대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피에르 코팡 애니메이션 감독.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부산에서 25일 개막한 제3차 한-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말레이시아·필리핀·캄보디아 등과 양자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 확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는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최종 타결에도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부산 벡스코에서 아세안 경제계 인사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아세안 시이오(CEO) 서밋’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알셉)의 협정문을 타결함으로써 ‘동아시아 무역 네트워크’의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대형 무역협정을 지향하는 알셉은 지난 4일 아세안과 한국·중국·일본·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등 15개 나라가 타이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서 인도를 빼고 타결을 선언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국은 아이티(IT) 강국으로 도약해 세계 최초 5G(5세대) 상용화, 최신 반도체·휴대폰 기술로 첨단산업 분야의 노하우를 갖췄다”며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며 평균연령 29세의 젊은 아세안에게 한국은 믿을만한 최적의 파트너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역내 패권을 추구하는 중국과 경제강국 일본 사이에 낀 아세안 국가들에 한국과의 협력이 또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국의 대아세안 교역 규모는 2000년 383억달러에서 2018년 1598억달러로 늘었고, 교역 비중도 같은 기간 11.5%에서 14%로 확대됐다. 한국한테 아세안은 중국(23.6%)에 이어 두번째로 큰 교역 대상이다. 아세안의 지난해 전체 교역 대비 한국의 비중도 5.7%로 중국(17.2%), 유럽연합(10.2%), 미국(9.3%), 일본(8.2%)의 뒤를 잇고 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등 다자주의를 위주로 한 통상질서가 흔들리고 있다”며 “한국과 아세안이 알셉을 통해 새로운 (세계) 무역마찰 속에서도 자유무역과 다자주의에 대한 활동 폭을 넓히고 있다”고 의미를 짚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저녁 환영만찬을 열고 “대화 관계 수립 30주년을 기념한 이번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아세안 대화 상대국 중에서는 최초로 자국에서 3회를 맞았다”며 “지난 30년간 우리는 우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최적의 동반자’가 되었고 이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쁘라윳 짠오차 타이 총리,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차례로 정상회담을 했다.
부산/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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