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9일 국가대표 수영선수 출신 최윤희(52) 한국체육산업개발 대표이사를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조대엽(59) 고려대 노동대학원 원장을 정책기획위원장에 임명하는 등 차관급 인사를 단행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제1차관에는 정병선(54) 과기정통부 국립중앙과학관장, 과기정통부 제2차관에는 장석영(52)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을 임명했다. 최 차관은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소당하고, 조 위원장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한 전력이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이는 최윤희 2차관이다. 최 2차관은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 3관왕과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2관왕을 차지한 수영 스타 출신이다. 최 2차관은 은퇴한 뒤 대한체육회 이사와 한국여성스포츠회 회장 등을 지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최 2차관은 현장 경험과 행정 역량을 두루 겸비하고 있다”며 “체육계 혁신과 관광·스포츠 산업 육성 등 산적한 현안을 해결해나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 2차관 임명 소식에 한국체육산업개발 노조 쪽은 “정규직 전환을 껍데기로 만든 책임을 져야 할 인물”이라며 임명 철회를 촉구했다. 최 차관은 용역업체 소속이었던 비정규직 노동자 1100여명을 한국체육산업개발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임금과 성과급, 각종 복리후생 등에서 기존 정규직과 차별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최 2차관은 또 촉탁직 노동자의 재위촉 관련 평가 때 소수 노조 조합원에게 불이익을 준 혐의(부당노동행위)로 고소를 당한 상황이다. 노조 쪽은 오는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런 내용을 공개하며 임명 철회를 촉구할 예정이다.
조대엽 정책기획위원장도 국회 인사청문회 문턱을 넘지 못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현 정부 초대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지만, 음주운전 허위 해명 탓에 의혹이 커지고, 한국여론방송 사외이사 당시 임금체불 논란이 일며 지명 32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낙마한 인사 재기용’과 관련해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국민 눈높이에 합당한지 검증받지만, 정책기획위원장은 대통령에게 국가 정책을 자문한다. 정책적 전문성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자리”라고 해명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장관 후보자였으나 자질 미달로 낙마한 사람을 꼼수 기용했다. 얼마나 국민을 우습게 보면 이러는가”라고 비판했다.
정병선 1차관은 미래창조과학부 정책기획관과 기초원천연구정책관, 과기정통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을 지냈다. 장석영 2차관은 미래창조과학부 인터넷융합정책관, 4차산업혁명위원회 지원단장을 지냈다.
성연철 이완 조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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