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개회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잇따른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 문제에 관해 “더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특별 대책을 서둘러 달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한 국무회의에서 “코로나는 특별고용노동자 등 기존 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노동자들의 삶을 더욱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최근 연이어 발생하는 택배 노동자 과로사 문제가 단적인 사례일 것이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올해 들어 택배 노동자는 10명이 숨졌다. 특히, 지난 8일과 12일 40대와 30대 택배 노동자가 잇달아 힘듦을 호소하며 숨지는 등 추석 연휴 뒤 일주일 동안에만 세 명이 목숨을 잃었다. 12일 숨진 30대 노동자 김 아무개씨는 회사 동료에게 “저 너무 힘들어요”라는 문자를 보낸 사실이 알려져 시민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지난달 실태조사에서 코로나19 이전 택배 노동자의 하루 평균 배송 건수가 247.3개에서 코로나19 이후에는 313.7개로 늘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들은 대리점 사업주가 보험료 50% 부담을 기피하는 탓에 산재 보험도 제대로 들지 못하는 상태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특수고용노동자, 프리랜서 예술인 등 새 형태의 노동자들을 긴급고용지원대상으로 포함하기 시작했고, 고용보험 적용 확대 등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라며 “정부는 사각지대를 확실히 줄여나가기 위해 열악한 노동자들의 근로실태점검과 근로감독을 더욱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대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라고 지시했다. 나흘 전인 지난 16일에도 문 대통령은 “택배 노동자의 산재 보험 적용 제외 실태를 철저히 점검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인한 비정규 여성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들이 타격받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재난은 약자에게 먼저 다가오고 더욱 가혹하기 마련이다”라며 “여성노동자 비율이 특별히 높은 간병인 방과 후 교사, 아이 돌보미 등 비정규 노동자들은 코로나 감염의 위험에 노출돼 있고, 코로나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들며 경제적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이들의 고통을 덜어드리기 위한 정책을 점검하고 필요지원책 마련해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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