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왼쪽)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한정애(오른쪽) 환경부 장관 후보자. 그래픽 고윤결
문재인 대통령이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내정했다. 환경부장관 후보자로는 한정애 의원, 국가보훈처장에는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을 내정했다. 청와대가 새해를 이틀 앞두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지명에 이어 소폭의 개각과 청와대 비서실장·정책실장 사의를 밝히는 등 인적 쇄신에 나섰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30일 오후 브리핑을 열어 문 대통령이 법무부 등 3개 부처에 대한 장관급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정만호 수석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판사 출신 3선 국회의원으로, 제20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간사, 민주당 생활적폐청산위원장 등으로 활동하며 우리 사회 각종 부조리 해결과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법원, 정부, 국회 등에서 활동하며 쌓은 식견과 법률적 전문성, 강한 의지력과 개혁 마인드를 바탕으로 검찰·법무개혁을 완결하고 인권과 민생 중심의 공정한 사회 구현을 실현시켜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개각 배경에 대해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사의를 이미 표명했고, 환경부장관과 보훈처장은 (재임기간이) 굉장히 오래됐다”며 “집권후반기 성과 창출, 안정적 마무리를 위한 인사”고 설명했다. 하지만 청와대 안팎에서는 문 대통령이 이번 인사가 추미애 장관에 대한 ‘문책성 인사’로 보이는 것을 피하기 위해 다른 부처 장관 인사를 함께 묶어 인사를 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추 장관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무리한 징계결정이 법원에서 잇따라 집행정지 처분을 받은 데다, 최근 서울 동부구치소 코로나19 집단 확진자 발생까지 겹치면서 사실상 ‘경질’ 됐다.
민주당 검찰개혁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그동안 윤석열 총장 징계 과정에 대한 국민들의 많은 의견이 있었고, 새롭게 출발해야한다는 요구도 있었다. 박범계 의원의 경우 판사 출신으로 법사위에서 오랫동안 일해서 현안을 잘 파악할 걸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만호 국민소통수석이 30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장관급 인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 수석은 한정애 환경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노동운동가 출신 3선 국회의원으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의장으로 활동하는 등 정책에 대한 통합적 시각과 균형 잡힌 조정능력을 갖췄다”고 내정 배경을 설명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한 후보자는 일찍부터 환경부장관 후보자로 낙점된 상태였다”고 전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도 한 후보자 내정 소식이 알려진 뒤 “한정애 의원이 중요한 당직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청와대에서 정부로 모셔가겠다는 양해를 꽤 이른 시기에 제게 요청한 적이 있다. (저도) 좋은 사람이라고 말씀 드렸다”고 말했다.
황기철 신임 국가보훈처장 후보자에 대해선 “해군 참모총장 출신으로, 해군 제2함대사령관, 해군 작전사령관 등 작전분야 핵심 직위를 두루 거쳤다. 특히 아덴만 여명 작전을 성공적으로 지휘했으며, 해군 유자녀 지원, 고엽제 피해자 보상 등 보훈 풍토 조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정 수석은 설명했다.
청와대는 법무부 장관·환경부 장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할 예정이며, 국가보훈처장은 31일자로 임명할 예정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박범계 후보자 등 3명 모두 1주택자라고 밝혔다.
이완 정환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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