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피해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이아무개 중사의 부모가 28일 오전 경기 성남의 국군수도병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추행 피해를 당한 뒤 ‘극단적 선택’에 내몰린 이아무개 공군 중사에게 사건을 무마할 것을 종용한 상관 2명이 구속 기소됐다.
국방부 검찰단은 30일 이 중사의 상관들인 제20전투비행단 노아무개 준위와 노아무개 상사 등 2명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특가법)상 보복협박 및 면담강요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노 준위에 대해서는 이번 사건과 별개 회식 자리에서 이 중사를 직접 성추행한 것으로 조사돼 군인등강제추행 혐의도 적용됐다.
이들은 이 중사가 선임인 장아무개 중사(구속 기소)에게 성추행 당한 사실을 보고했는데도, “회식에 갔던 사람들이 피해를 본다”, “살면서 겪을 수 있는 일이다” 등의 말로 문제 삼지 말 것을 압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에서 일어난 성범죄에 대한 2차 가해로 기소가 이뤄지긴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앞서 군검찰 수사심의위원회는 25일 열린 4차 화의에서 이 둘에게 특가법상 보복협박죄 및 면담강요 혐의 적용을 권고했었다.
검찰단은 또 이번 사건과 별개 장소에서 1년 전 이 중사를 성추행한 혐의가 있는 윤아무개 준위도 군인등강제추행죄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했다.
이로서 국방부가 공군에서 사건을 넘겨받아 합동수사에 나선 1일을 기준으로 29일, 성추행이 발생한 3월2일을 기준으로 120일 만에 성추행 1·2차 가해자 3명이 기소됐다. 국방부는 앞으로 이 중사를 따돌림한 제15특수비행단의 2차 가해자들과 부실 수사를 한 혐의가 큰 공군 군사경찰과 군검찰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에 속력을 낼 방침이다.
길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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