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욱 국방방관이 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반기 전군주요지휘관회의에서 국민의례를하고 있다. 국방일보 제공
잇따르는 군내 성범죄와 부실 급식 문제 등으로 사면초가의 위기에 빠진 서욱 국방장관이 전군 지휘관들을 모아 놓고 ‘일벌백계’, ‘분골쇄신’, ‘환골탈태’ 등의 절박한 표현을 써가며 분발을 촉구했다.
서 장관은 7일 오전 ‘2021년 전반기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를 열어 “군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의지와 노력을 결집하고 있는 중차대한 시기에 (이아무개 공군 중사 사건에 이어) 장성에 의한 성추행 사건이 발생해 우리 군의 자정 능력을 의심받는다는 것은 대단히 부끄럽고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잘못은 “일벌백계해 누구라도 군의 기강을 무너뜨리는 행위에 대해선 엄벌을 피할 수 없음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휘관부터 더 높은 인권의식과 성인지 감수성을 갖추고 분골쇄신의 마음으로 정의와 인권 위에 신뢰받는 강군으로 환골탈태할 수 있도록 노력과 열정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주요 지휘관들은 이날 회의에서 이 중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군내 성폭력 예방·대응체계가 실제 현장에선 작동하지 않고, 상하위 규정·매뉴얼간 불일치로 적용 간에 혼란이 있었음을 확인”했고, “신고 후 초동 조사·수사의 지연 및 미흡 문제와 폐쇄적이고 위계적인 군 조직문화로 인해 군 구성원의 성 관련 문제 인식이 부족했다”는 사실 등을 인정했다. 이를 위해 군은 여성과 초급 간부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의견수렴과 실태조사를 하는 한편, 지난달 28일 출범한 민관군 합동위원회를 통해 다각적인 개선책을 찾아갈 예정이다.
초미의 관심사인 8월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관련해 주요 지휘관들은 올 하반기에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대비 한-미 공동의 억제·대응능력을 지속 강화하는 한편,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다양한 훈련 방법 등을 통해 연합연습 및 훈련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예정대로 8월 훈련을 실시하되, ‘다양한 훈련 방법’ 즉 실기동이 없는 지휘소 훈련(CPX) 등의 방식으로 북과의 마찰을 최소화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주요 지휘관들은 또 전시 작전권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한-미 안보협의회(SCM), 국방통합협의체(KIDD) 등 고위급 교류 및 협의체를 정상 가동해 한-미 정상회담의 국방 분야 성과의 후속 조치를 적극 이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길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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