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혹행위로 병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강감찬함의 함장 등이 아프리카 현지에서 복귀했다. 해군은 선임병들의 집단 따돌림과 폭언·폭행을 호소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정아무개 일병 사건에 대한 추가 수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군 소식통은 12일 “(강감찬함 함장 등이) 11일 부대에 복귀했다”며 “이들이 들어왔으니 (조사를) 이어서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사건 조사를 강감찬함의 지휘 체계에 있던 함장과 부장에 국한하지 않고 “전반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유족과 군인권센터는 정 일병이 지난 3월 선임병의 폭언과 폭행 사실 등을 함장에게 신고했지만, 보직과 승조원실만 바뀌었을 뿐 가해자들과 분리 조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군 당국의 수사도 올해 6월18일 정 일병이 극단적 선택을 한 뒤에야 시작됐는데, 함장에 대한 조사는 지난 7월18일 강감찬함 부대원들이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 인수단으로 투입되면서 중단됐다. 앞선 조사에서 함장은 ‘정 일병의 신고가 폭행에 관한 것으로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일병이 가해자로 지목했던 선임 3명 가운데 1명만 입건됐고 나머지 2명은 해군 군사경찰이 이들의 비위사실을 해당 부대에 통보 조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수사 내용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입건되지 않은 이들은 부대 차원의 징계 조처로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군의 미온적 대처에 유족의 불만이 터져나오자 해군은 “이번 사건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있으며, 현재 군사경찰에서 유가족이 제기한 폭행, 폭언, 집단 따돌림 등 병영 악폐습 전반에 대해 수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 점의 의혹도 없도록 함장 등에 대해 신속하게 추가 수사를 진행하여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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