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으로 군대 다녀와야 당당한 남자’라는 내용이 담긴 병무청 유튜브 영상이 사회복무요원에 비하 논란을 빚고 있다. 병무청 유튜브 갈무리
병무청의 군대 생활 홍보영상으로 사회복무요원 비하 논란이 일자 병무청이 영상 내용을 수정하기로 했다.
병무청은 지난 5일 공식 유튜브 계정에
‘친구에게 듣는 군 생활 이야기’란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휴가를 나온 현역 병사가 군 입대를 앞둔 친구들과 군대 생활을 이야기하는 내용이다. 휴가 장병이 “현역으로 갔다 와야 내 성격이 허락할 것 같아 슈퍼힘찬이 제도를 신청했다”라고 말하자 친구는 “하긴 네 성격에 군대라도 다녀와야 어디 가서 당당하게 남자라고 이야기하지”라고 맞장구쳤다. 이어 휴가 장병은 “어차피 우리 다 군대 가야 하잖아. 그런 거라면 제대로 가고 싶다는 게 내 생각인 거지”라고 말했다.
휴가 장병이 애초 병역판정검사에서 4급 판정을 받았다가 병무청의 ‘슈퍼힘찬이 프로젝트'를 통해 살을 뺀 후 현역으로 입대했다는 설명이었다. 슈퍼힘찬이 프로젝트는 시력·체중 문제로 4·5급 판정을 받고 현역 입대를 희망하는 경우 병원이나 피트니스클럽, 보건소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비용을 지원하는 제도다. 병역처분기준을 보면, 1~3급은 현역병 입영, 4급은 보충역(사회복무요원), 5급은 전시근로역(전시에 군사지원 업무), 6급은 병역 면제다.
동영상 내용이 사회복무요원을 비하하는 내용이 담겼다는 댓글이 달렸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반응도 1만8천건(14일 오후 1시 기준)이 넘었다. 지난 13일 청년정의당은 논평을 내어 “현역으로 군대 다녀와야 당당한 남자라는 병무청의 시대착오적 인식이 공식 홍보영상에 그대로 담겼다. 사회복무요원으로 헌신하는 청년들에 대한 심각한 비하 발언”이라며 영상 삭제와 병무청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결국 병무청은 영상 내용을 수정하기로 했다. 병무청 관계자는 14일 “본래 취지와 달리 논란이 된 것에 대해 유감”이라며 “앞으로 국민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는 병무행정을 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권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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