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임시정부의 활동을 종합적으로 전시한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임정기념관)이 제103주년 3·1절인 1일 공식 개관했다. 국가보훈처는 이날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자주독립과 민주공화제의 정신을 자랑스러운 역사로 재조명해 후대에 전승될 수 있도록 임정기념관을 건립해 개관했다”고 밝혔다.
임정기념관은 서울 서대문구 현저동 안산 자락의 옛 서대문구의회 터에 자리잡았다.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이 고초를 겪었던 서대문형무소(서대문독립공원) 옆이다. 임정기념관은 지상 4층, 지하 3층 건물로 연면적 9703㎡ 규모다.
임정기념관은 3개 상설전시실과 1개 특별전시실에서 1919년 3·1운동부터 현재까지 임시정부와 관련된 자료 1천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상설전시실은 3·1운동부터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까지 활동을 ‘군주의 나라에서 국민의 나라로’,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사람들, ‘임시정부에서 정부로’ 같은 주제로 꾸며졌다.
임정기념관 전시물 중 독립군의 주요 무기였던 ‘러시안 맥심 1910 중기관총'(아래)이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됐다. 권혁철 기자
임정기념관 전시물 가운데 광복군의 설립과 구성, 중국과의 관계 등을 정리한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성립보고서’와 독립군의 주요 무기 중 하나였던 ‘러시안 맥심 1910 중기관총’ 은 일반에 처음 공개된다. 임정기념관 관계자는 “글로 길게 설명하는 방식보다는 사진과 소리, 영상을 많이 준비해 관람객들이 임시정부 의미와 역사를 몸으로 느낄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임정기념관 1층 옥외광장 상징병 ‘역사의 파도’는 임시정부부터 대한민국까지 과거 현재 미래를 역동적으로 표현했다. 국가보훈처
1층 옥외광장의 ‘역사의 파도' 상징벽과 3층의 미디어아트 작품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걸어온 길-돌아오기 위해 떠난 4천㎞’가 눈에 띈다. ‘역사의 파도’는 임시정부의 독립 염원과 대한민국의 과거·현재·미래에 이르는 역동성을 물결치듯이 표현하고 있다. 상징벽 작품은 관람객이 개인 휴대전화를 이용해 증강현실로 관람할 수 있다. ‘돌아오기 위해 떠난 4천㎞’는 임시정부가 처음 자리잡은 중국 상하이부터 광복을 맞은 충칭까지 4천㎞를 이동했던 임시정부 역사를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돌아오기 위해 떠난 4천㎞’는 임시정부가 중국 상하이부터 충칭까지 4천㎞를 이동한 27년의 역사를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국가보훈처
4층 ‘임시정부에서 정부로’에서는 임시정부 외무부장을 지낸 조소앙 선생이 광복 뒤 1946년 3·1절 기념식에서 했던 육성연설을 직접 들을 수 있다.
“나 조소앙은 여러분께 맹세합니다. 우리나라를 독립국으로 하오리다. 우리 동포로 하여금 자유민이 되게 하오리다. 그러나 다시 우리 산천초목, 금수어절에까지 고하고 맹세하고 싶습니다. 우리 민주독립을 성공하리다. 아이마다 대학을 졸업하게 하오리다. 어른마다 투표하여 정치성 권리를 갖게 하오리다. 사람마다 우유 한 병씩 먹고 집 한 채씩 가지고 살게 하오리다. 우리 조국을 광복 하오리다. 만일 그렇지 못하게 되면 나의 몸을 불에 태워 죽여 주시오. 대한독립 만세! 임시정부 만세!”
임정기념관에서는 임시정부 외무부장을 지낸 조소앙 선생의 1946년 3·1절 기념식 육성 연설을 직접 들을 수 있다. 권혁철 기자
삼균주의(정치·경제·교육의 균등화)를 주창한 조소앙 선생은 육성연설에서 삼균주의 실현이 광복임을 강조했다. 조소앙 선생은 1941년 건국강령 초안을 만들었고, 이 강령은 1948년 대한민국 제헌헌법의 기초가 됐다.
일반 관람객은 2일부터 임정기념관을 이용할 수 있고 관람료는 없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고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