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편귀만 하사의 만년필.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제공
6·25 전쟁에서 가장 치열했던 전투 중 하나인 ‘백마고지 전투’의 전사자 유해 1구의 신원이 확인됐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백마고지에서 발굴된 유해의 신원이 고 편귀만 하사로 확인됐다고 21일 밝혔다. 편 하사는 1952년 27살 나이에 국군 9사단 30연대 소속으로 6·25 전쟁에 참전했다. 9사단은 12차례 공방전 끝에 백마고지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지만, 고인은 이 전투에서 끝내 전사했다.
편 하사는 전남 나주에서 5남3녀 중 넷째로 태어났다. 고향에서 부모님과 농사를 짓다가 1948년 결혼해 슬하에 1남1녀를 뒀다. 배우자 태중에서 막내딸이 자라고 있던 1952년 6월 입대해 제주도에서 훈련을 받은 뒤 9사단에 배치됐고, 끝내 막내딸 출생은 보지 못한 채 전사했다.
이번 발굴은 최초 5사단 유해발굴 태스크포스팀(TF) 강훈구 중사가 경사면에서 작은 뼛조각을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고인의 유해는 개인호에서 머리와 가슴을 앞으로 숙인 채 다리를 구부려 앉아 있는 모습으로 발굴됐다. 특히 국유단은 고인의 유품 중 만년필에서 성명이 각인된 것이 식별돼 유해의 신원이 특정됐다고 밝혔다.
편 하사의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오는 22일 경기도 오산 보훈회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신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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