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21(앞 비행기)이 17일 오후 3시15분께 처음으로 음속보다 빠른 속도로 비행하고 있다. 방위사업청 제공
첫 국산초음속 전투기인 KF-21이 17일 오후 3시15분께 처음으로 음속(마하 1.0·시속 약 1224㎞)보다 빠른 속도로 비행에 성공했다. KF-21은 지난해 7월 첫 비행에 성공한 이후 80여회의 시험비행을 통해 고도, 속도 등을 확인해왔는데, 지금까지 비행 속도는 모두 음속 이하였다.
방위사업청(방사청)은 “이날 오후 KF-21 시제 1호기가 경남 사천 공군 제3훈련비행단에서 이륙하여 남해 상공에서 고도 약 4만ft로 비행하면서 처음으로 음속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방사청은 이날 음속 돌파 비행 성공의 의미로 KF-21이 음속영역에서 기체의 구조적 안정성을 확인한 점을 꼽았다. 항공기가 마하 1.0 돌파시에는 공기 저항 때문에 날개 등 기체에 충격파가 발생되고, 주변 공기 흐름이 불안정하여 항공기의 구조 건전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 방사청은 “KF-21이 음속 돌파시 충격파 등을 극복하여 정상비행을 하였다는 것은 초음속에서 기체의 구조적 안정성이 유지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국내기술로 개발한 독자 형상을 갖춘 항공기가 처음으로 음속을 돌파했다는 의미도 있다.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골든이글)이 음속을 돌파했던 사례(2003년)가 있지만 T-50은 미국과의 기술협력을 통해 개발해 순수 국산 항공기는 아니었다. 방사청은 “이날 KF-21의 초음속 돌파로 우리나라가 국내기술로 개발한 초음속 항공기를 보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KF-21 조종사의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에 표시된 마하 1.05 돌파 순간 모습.(왼쪽 중간 아래 ‘M 1.05’ 글씨) 방위사업청 제공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수많은 사람들의 헌신과 노고 덕분에 드디어 국내기술로 개발한 최초의 초음속 항공기를 보유하는 역사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며 “공군 및 방위사업청 관계자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소속의 개발진 및 시험비행 조종사 등 그동안 애써준 모든 사람들에게 진심어린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방사청은 “앞으로 시험비행 때 KF-21의 고도·속도를 더욱 높여 나가면서, 초음속 구간에서의 비행 안정성을 점검·검증하고, 이를 체계개발에 지속 반영하여 KF-21이 진정한 초음속 전투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