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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북 식량 사정 어떻길래?…“아사 속출” 대통령실-통일부 딴소리

등록 2023-02-21 19:17수정 2023-02-22 13:32

북한의 농업 생산 독려 선전화.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의 농업 생산 독려 선전화.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 식량 사정과 관련해 주무부처인 통일부와 대통령실이 서로 다른 평가를 내놔 혼선을 빚었다. 통일부는 애초 “아사자가 속출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국회에 보고했다가 며칠 뒤 대통령실이 “아사자가 속출하는 상황”이라고 발표하자 대통령실에 맞춰 기존 평가를 거둬들였다.

대통령실은 지난 18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5’형 발사 직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연 뒤 “참석자들은 북한 내 심각한 식량난으로 아사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북한 정권이 주민의 인권과 민생을 도외시하며 대규모 열병식과 핵·미사일 개발에만 매달리고 있음을 개탄했다”고 전했다. 북쪽에 굶어 죽는 이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는 윤석열 정부의 첫 공식 발표였다.

하지만 대통령실 발표는 사흘 전 주무부처인 통일부 발표와 상충한 것이었다. 지난 15일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나와 “북한의 요즘 식량 사정이 좋지 않은 것 같다”면서도 “아사자가 속출하는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16일에도 통일부 당국자는 “아직 연초여서 지난해 생산된 곡식이 소진됐을 시기는 아닌 만큼 절대량의 문제라기보다 ‘분배의 문제’가 발생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북한이 시행한 새 양곡 정책과 함께 개인의 곡물 거래에 대한 당국의 단속·통제 강화 탓에 일부 지역에서 유통 흐름에 문제가 생긴 듯하다는 것이다.

정부(농촌진흥청)의 지난해 북한 곡물 생산량 관련 공식 추정치는 451만톤이다. 이는 2012~2021년 10년간 곡물 생산량 평균치(465만5천톤)의 97% 수준이다. 같은 기간 식량 소요량 평균치는 585만2000톤이다. 요컨대 북한은 해마다 120만톤 안팎의 식량이 부족한 셈이지만 극적인 생산량 감소는 없었다.

통일부는 대통령실 발표 하루 만에 기존 평가를 거둬들였다.

통일부는 19일 ‘김여정 담화 관련 통일부 입장’에서 “최근 아사자가 속출하는 등 심각한 식량난”이라고 언급하며 대통령실 발표에 맞췄다. 통일부 당국자는 21일 ‘통일부 발표와 엔에스시 사이에 상반된 의견이 나온 까닭이 무엇이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대량 아사자가 나올 상황이 아닌 것으로 본다고 한 것은 (북한이) 과거 고난의 행군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아사자 속출이나 이를 파악한 시점은 “최근”이라고 말했다. 전직 정부 고위관계자는 “대통령실의 대북 강경파들이 안보 위기 책임을 북쪽에 돌리려 북한의 만성적 식량난을 과장·악용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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