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세 나라 해군이 22일 동해에서 훈련하고 있다. 한국군의 이지스함 세종대왕함(오른쪽)과 미군의 유도미사일구축함 ‘배리’(가운데), 일본 자위대의 이지스함 아타고가 나란히 가고 있다. 합참은 3국 해군의 해상 미사일방어훈련이라고 밝혔다. 사진 국방부 제공
한국과 미국, 일본이 최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무력시위에 대응해 22일 독도에서 먼 거리의 동해 공해상에서 해상 미사일 방어 훈련을 실시한 가운데 미군이 훈련 장소를 ‘동해’가 아닌 ‘일본해’로 표기해 논란이 일었다. 군은 미국 쪽에 “일본해 표기를 변경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22일 누리집에 “미 해군 이지스 구축함 배리함은 이날 ‘일본해’(Sea of Japan)에서 일본 해상자위대 이지스 구축함 아타고함, 한국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과 함께 탄도미사일 방어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은 독도에서 약 185㎞, 일본 본토에서 120㎞가량 떨어진 곳에서 실시됐지만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해 표현하지 않고 일본해라고 표현한 것이다.
미군이 22일 동해 공해상에서 열린 한미일 3국의 미사일 방어 훈련 장소를 '동해'가 아닌 '일본해'로 표기해 논란이 되고 있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누리집 갈무리
미국은 공식적으로 모든 공해에 대해 1개의 명칭만 사용하는데, 미 지명위원회(BGN)가 동해에 대해 결정한 표기는 일본해다. 하지만 동해 표기를 두고 한·일과 마찰을 빚으며 ‘한국과 일본 사이 수역’, ‘한반도 동쪽 수역’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는데, 이날은 일본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훈련이 이뤄진 이날은 일본이 독도를 자신들의 영토라고 억지 주장하며 제정한 이른바 ‘다케시마의 날’이기도 해서 미군이 일본 쪽의 뜻에 따른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군은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미군에 표기 수정을 요청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23일 “미군에 일본해 표기를 수정해달라고 요청했고,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라며 “적절한 조치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인태사령부은 지난해 10월6일 동해상에서 실시된 첫 미사일 방어훈련 때는 처음에 일본해로 표기했다가 이후 ‘한국과 일본 사이 수역’으로 변경한 바 있다. 또 지난해 9월26일에는 동해상 한·미연합훈련 장소를 ‘동해’(East Sea)로 표기했다가 일본의 항의로 ‘한국과 일본 사이 수역’, ‘한반도 동쪽 수역’ 등으로 고쳤다.
신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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