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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우크라에 ‘집속탄’ 지원하는 미국 겨냥…북한 “위험천만 범죄행위”

등록 2023-07-11 22:41수정 2023-07-11 22:53

최선희 외무상이 규탄 담화 발표…사실상 김정은 지침
최선희 북한 외무상.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최선희 북한 외무상.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지원하기로 한 결정을 겨냥해 “위험천만한 범죄행위로 준열히 규탄하며 이를 당장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11일 밝혔다.

최선희 외무상은 이날 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위임에 따라 우리 공화국 정부의 이름으로” 담화를 발표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사실상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침에 따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대표해 밝히는 공식 견해라는 뜻이다.

최 외무상은 “지난 7일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송이폭탄(집속탄)을 제공할 것이라는 우려스러운 결정을 발표하여 커다란 국제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송이폭탄은 매우 위험한 대량살육무기로 국제적으로 사용이 금지돼 있다”며 “미국의 선택에 유엔사무총장까지 즉시 반대 입장을 밝히고 국제사회의 비난이 증대되고 있는 것은 결코 무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 외무상은 “우리 공화국 정부와 전체 인민은 로씨야(러시아)가 종국적 승리를 이룩할 것이라 확신하며 로씨야 인민의 정의의 위업에 다시한번 굳은 지지와 연대성을 보낸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우 전쟁과 관련해 줄곧 러시아를 옹호하며 미국을 비난해왔다. 예컨대 지난 1월25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공격용 무기인 엠1 에이브럼스 탱크 31대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겠다고 발표하자 그 이틀 뒤인 1월27일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이 이를 비판하는 담화를 발표해 “우리는 로씨야 군대와 인민과 언제나 한 전호(같은 전투 참호)에 서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 외무상이 ‘송이폭탄’이라 지칭한 집속탄은 2차 세계대전 때 처음 사용됐는데, 한 개의 폭탄 안에 많은 소형 폭탄이 들어 있는 무기다. 공중에서 폭발하면 소형 폭탄들이 쏟아져 넓은 면적을 타격한다. 군사적 목표물 주변의 민간인들도 살상하고 불발탄도 많아 사용 후 몇년 뒤까지도 민간에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국제적 금지 운동의 대상이 됐고, 그 결과 2010년 120개국 이상이 참여한 ‘집속탄 금지 조약’이 발효됐다.

이 조약에 가입하지 않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서로에게 집속탄을 사용해왔다. 미국도 이 조약에 가입하지 않았지만, 한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민간인 지역에 집속탄을 썼다고 비난한 바 있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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