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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김정은도 남 탓…“김덕훈 내각이 국가경제사업 다 말아먹어”

등록 2023-08-22 09:20수정 2023-08-22 12:57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총비서가 21일 평안남도 안석간석지 피해복구현장을 현지지도하며 “(김덕훈) 내각총리의 무책임한 사업태도와 사상관점을 당적으로 똑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고 22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총비서가 21일 평안남도 안석간석지 피해복구현장을 현지지도하며 “(김덕훈) 내각총리의 무책임한 사업태도와 사상관점을 당적으로 똑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고 22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은 “최근 몇년간에 김덕훈 내각의 행정경제규율이 점점 더 극심하게 문란해졌고 그 결과 건달뱅이들이 무책임한 일본새로 국가경제사업을 다 말아먹고 있다”고 김덕훈 내각총리를 정면 비판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총비서가 21일 평안남도 안석간석지 피해복구현장을 현지지도하며 “(김덕훈) 내각총리의 무책임한 사업태도와 사상관점을 당적으로 똑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고 22일 보도했다.

김 총비서의 안석간석지 현지지도에 김덕훈 총리는 동행하지 못했다. 김 총비서의 공개적인 비난 강도에 비춰 김덕훈 총리는 이미 업무에서 배제됐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노동신문 보도를 보면, 평남 남포시 온천군 석치리 지역에 있는 안석간석지는 바닷물을 막는 제방의 배수구조물 설치공사가 잘못돼 제방이 무너져 논벼를 심은 270여 정보를 포함해 560여 정보의 간석지 구역이 침수돼 “엄중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한다. 더구나 평남간석지종합기업소는 “국가건설허가도 받지 않고 건설감독기관의 감독통제도 없이” 배수구조물 설치공사를 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 총비서는 “내각이 (이런 문제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은 행정경제규율이 얼마나 문란한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실례”라며 “이번 피해는 자연재해현상으로 인한 악재가 아니라 철두철미 건달군들의 무책임성과 무규율에 의한 인재”라고 규정했다.

김 총비서는 “당중앙위 조직지도부와 규율조사부, 국가검열위원회와 중앙검찰소가 책임있는 기관과 당사자들을 색출해 당적, 법적으로 단단히 문책하고 엄격히 처벌하라고 명령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번 일로 김덕훈 총리뿐만 아니라 내각 등을 중심으로 고강도 책임 추궁과 문책 인사가 이어지리라 예상된다.

주목할 대목은 김 총비서의 김 총리 비판이 간석지 피해 대책에 머물지 않고 “국가경제사업을 다 말아먹고 있다”는 식으로 근본적·전방위적인데다, 노동신문 1면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는 사실이다.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장기 국경폐쇄와 미국·유엔 등의 고강도 제재 등의 영향으로 몇년째 사실상 역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경제난의 주된 책임을 떠넘길 희생양 찾기의 성격도 있어 보인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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