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육군회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매국노 이완용을 두둔했다’는 논란에 대해 “(연설문) 원고를 읽어보면 매국노 이완용을 옹호한 것이 아니며, 핵심은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이 이완용보다 더 국익에 반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 후보자는 20일 “일부 매체에서 ‘국방부장관 후보자가 과거 이완용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한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런 내용을 담은 ‘국방부장관 후보자 입장’을 국방부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로 보냈다.
신 후보자는 2019년 8월24일 열린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의 ‘살리자 대한민국! 문 정권 규탄 광화문 집회’에 참석해 연설했다. 그는 당시 현장에서 사전에 준비한 연설문을 그대로 읽지 않고, 요약해 발언했다. 이 과정에서 이완용 관련 내용은 현장 연설에서는 빠졌다. 그는 연설에서 “제가 ‘문재인’하고 선창하면, 여러분은 ‘매국노’로 화답해주시고, 이어서 제가 ‘탄핵이’하면, 여러분은 ‘답이다’라고 외쳐주십시오”라고 연설을 끝냈다.
그런데 신 후보자의 연설문 전문은 집회 나흘 뒤 신 후보자의 이름으로 한 누리집에 실렸다. 연설문 전문을 보면, 그는 “우리는 매국노의 상징으로 이완용을 비난하나 당시 대한제국은 일본에 저항했다 하더라도 일본과 국력 차이가 너무 현저해 독립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이완용이 비록 매국노였지만 한편으론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러나 문재인은 세계에서 가장 실패한 독재 왕조집단인 북한에 가장 성공한 부강한 대한민국을 바치려고 한다. 이완용과 비교도 되지 않는 오천년 민족사의 가장 악질적인 매국노가 문재인”이라고 주장했다.
권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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