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공군이 지난 3월6일 한반도 서해 상공에서 한국 F-15K 및 KF-16 전투기와 미국 B-52H 전략폭격기(가운데 큰 항공기)가 참여한 가운데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미군 전략폭격기 비(B)-52가 17일께 국내 공군기지에 착륙할 예정이다. B-52가 국내 공군기지에 착륙하는 것은 처음으로, 북한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대한 경고 의미를 띤 것으로 보인다.
‘서울 아덱스2023’ 미군지원단장인 찰스 캐머런 대령은 16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행사 첫날인 17일 오전 개막식 때 미국 공군의 B-52 스트래토포트리스 폭격기가 서울공항 상공을 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아덱스2023’은 국내 최대 항공우주·방위산업 전시회다.
B-52는 아덱스 행사에 참가한 뒤 국내 공군기지에 착륙할 예정이다. 그동안 이 폭격기는 서해 등 한반도 상공에서 한국 공군과 공중 훈련을 마친 뒤 국내 공군기지에 착륙하지 않고, 바로 괌 등의 미 공군기지로 돌아가곤 했다. 공중에서 핵무기를 발사하는 B-52가 지상기지에 착륙하는 것은 군사적 효용 측면에서는 의미가 없다. 그러나 북한 핵 위협에 대한 확장억제 의지를 과시하는 상징적 의미는 작지 않다.
B-52는 B-1B, B-2와 함께 미국 3대 전략폭격기로 꼽힌다. 이 가운데 B-1B를 뺀 B-52와 B-2는 핵무기를 실을 수 있다. B-52는 핵무기 포함 최대 31t의 폭탄을 싣고 6400㎞ 이상을 날아 목표물을 폭격하고 복귀할 수 있는 장거리 폭격기다. 북한은 미국 항공모함, 전략폭격기 등이 한반도에 올 때마다 “핵전쟁 발발”을 경고해온 만큼, 전략폭격기의 국내 첫 착륙에 한층 거세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