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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절단면 톱니모양·미사일 유실…외부 충격에 무게

등록 2010-04-13 19:26수정 2010-06-18 14:56

천안함 함미 이동으로 본 상황 (※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천안함 함미 이동] 드러난 함미로 추정한 사고원인
사격통제실 안쪽으로 패여 ‘강한 충격’ 방증
부포포신 덮개있어 비상상황 아닌것 확실해
76·40㎜포 온전…탄약고 폭발 가능성 희박
‘현장은 말한다’는 법의학의 금언처럼 침몰 17일 만인 12일 오후 물 위로 일부 모습을 드러낸 해군 초계함 천안함의 배꼬리(함미)는 그동안 추정에 그쳤던 사고 원인과 관련해 몇 가지 실마리를 제공했다.

먼저 드러난 천안함의 사진을 보면 함미 쪽 부포인 40㎜ 포신에 덮개가 씌워져 있다. 침몰 전에 천안함이 교전을 앞둔 비상 상황이라면 승조원들이 전원 전투배치 상태에 들어가 부포의 덮개를 제거하고 사격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 포신 덮개는 천안함 생존자들의 “사고 직전까지 비상상황 징후는 전혀 없었고 당직자들이 정상근무를 하고 있었다”는 증언(7일 기자회견)을 뒷받침하는 물증인 셈이다.


13일 오전 인천 옹진군 백령도 장촌리 앞 바다에서 천안함 뱃머리(함수) 인양에 나선 해상크레인의 쇠줄이 거센 바람에 휘청이고 있다.   백령도/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13일 오전 인천 옹진군 백령도 장촌리 앞 바다에서 천안함 뱃머리(함수) 인양에 나선 해상크레인의 쇠줄이 거센 바람에 휘청이고 있다. 백령도/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사고 원인과 관련해 관심을 모았던 함미의 절단면도 일부 드러났다. 백령도 해병대 초소의 열상감시장비(TOD)에 찍힌 시(C)자 모양의 희미한 절단면을 빼면 사고 뒤 절단면이 일부라도 드러난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절단면은 수직이 아니라 사선으로 불규칙하게 톱니 모양으로 찢겨져 있었다. 이에 따라 사고 당시 강한 외부 충격이 있었을 것이란 추정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5일 김학송 국회 국방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천안함의 아래쪽은 용접 부분이 떨어져 나갔고 위쪽은 철판이 찢어진 모양새라고 한다”며 “이 정도는 어뢰 또는 기뢰에 의한 것이며 피로파괴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군의 설명”이라고 전한 바 있다.

연돌(굴뚝)이 사라진 것도 사고 당시 강한 외부 충격의 정황으로 제기된다. 하지만 굴뚝은 함정과 일체형이 아닌 부착형이어서 충격에 취약한 구조라는 지적도 있다. 사고 초기 실종자들을 수색하던 해군 잠수사들이 연돌의 갈라진 틈으로 실종자의 생존 가능성에 대비해 산소를 공급했던 사실에 비춰보면 연돌이 사고 충격으로 바로 떨어져 나갔을 가능성은 낮다. 해군 관계자는 “연돌은 함미 침몰 뒤 거센 조류에 떠내려갔거나 침몰하며 해저에 닿는 충격으로 유실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13일 천안함 함미 부분 절단면에 그물 덮기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위 사진) 함미 절단면을 확대한 모습.(아래) <와이티엔> 촬영 화면. 연합뉴스
13일 천안함 함미 부분 절단면에 그물 덮기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위 사진) 함미 절단면을 확대한 모습.(아래) <와이티엔> 촬영 화면. 연합뉴스
추적레이더가 달린 사격통제실 벽이 바깥에서 안쪽으로 움푹 패인 점도 외부 충격의 정황으로 꼽힌다.

함미 굴뚝 바로 뒷부분에 있어야 할 하푼미사일 2기와 어뢰 발사대 1대도 자취를 감췄다. 함미에 단단하게 고정돼 있던 무기들이 사라진 탓에 밑이나 옆에서 외부 충격이 가해진 게 아니냐는 추론이 나온다.

반면에 함미의 76㎜ 주포와 40㎜ 부포는 비교적 온전해 탄약고 사고 같은 내부폭발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 보인다. 천안함 탄약고는 주포와 부포 바로 밑 갑판에 있는데 탄약고가 폭발했다면 함포 손상이 상당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방부는 “더 조사해봐야 안다”며 사고 원인에 대해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기식 합동참모본부(합참) 정보작전처장은 13일 브리핑에서 “정확한 사고 원인은 함미와 함수를 완전 인양해 선체의 손상된 면을 확인해봐야 알 수 있다”며 “외부 충격 뿐만 아니라 내부 폭발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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