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외부폭발’ 유력 버블제트로 절단 가능성”

“선배님 못 잊을겁니다” 천안함에서 주검으로 수습된 신선준 중사의 모교인 울산 신정동 울산공고의 로봇제어전기과 학생들이 16일 오전 교실에서 고인을 추모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합조단 ‘함미’ 조사결과 발표
“어뢰인지 기뢰인지는 몰라
원인 분석할 조각들도 발견”

천안함 민·군 합동조사단(합조단)은 16일 천안함 침몰 원인으로 외부 폭발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합조단이 천안함 침몰 원인을 외부 폭발로 잠정 규정함에 따라 이후 외부 폭발의 종류나 배후 등이 구체적으로 규명될 경우 한반도 안보 환경 전반에 심대한 영향을 끼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윤덕용 합조단 민간 공동단장은 이날 ‘함미 인양에 따른 현장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선체 절단면과 선체 내·외부에 대한 육안검사 결과 외부 폭발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내부 폭발 △좌초(암초 충돌) △피로파괴 등은 가능성이 희박하거나 매우 제한된다고 밝혔다. 윤 단장은 이날 발표 뒤 기자들과 만나 “폭발체가 천안함의 왼쪽 흘수선 아래 수중에서 터진 것 같다”며 “폭발체가 함체를 뚫고 들어간 것은 아니고 버블제트(에 의한 절단으)로 보이지만, 기뢰인지 어뢰인지는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

박정이 합조단 군 공동단장(중장)은 폭발 원인과 관련해 “직접적인 원인을 분석할 수 있는 일부 (파편) 조각들도 발견했다”며 “해저 부분의 흙을 포함한 여러 물질까지도 채취해 증거물을 완벽하게 확보해서 원인을 규명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정부와 군은 이번 사건을 국가안보 차원의 중대한 사태로 인식하고 있다”며 “앞으로 (원인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한 점의 의혹이 없도록 명명백백하게 밝힐 것이며, 그에 따른 후속조치도 명확하고 단호하게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김 장관은 “이번 사건 처리에서 최초 보고가 지연되고 일부 조치가 미흡해 국민의 불신과 의혹을 초래하게 돼 송구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며 “이번 사건 처리와 관련해 감사원에 직무감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감사원은 영결식 등 사고 수습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대로 감사에 나서 사고 발생 뒤 지휘보고 실태와 위기관리 체계 등을 집중 점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 결과가 나오면 지휘 계통에 따른 대규모 문책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는 천안함 침몰 사고로 숨진 승조원 전원에 대해 전사자 예우를 검토하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5일 천안함 희생자에 대해 ‘최대한 예우하라’고 지시한 데 따라 숨진 승조원 전원에게 ‘전사자’에 준하는 예우를 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원제 황준범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