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방·북한

천안함 침몰 ‘북한 연루설’ 한반도 폭탄되나

등록 2010-04-18 11:41수정 2010-06-18 15:09

천안함 배꼬리(함미)가 15일 오후 인천 옹진군 백령도 해상에서 절단면 부분이 녹색 그물에 싸인 채 인양돼 바지선 위에 올려져 있다. 백령도/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천안함 배꼬리(함미)가 15일 오후 인천 옹진군 백령도 해상에서 절단면 부분이 녹색 그물에 싸인 채 인양돼 바지선 위에 올려져 있다. 백령도/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한국과 미국 북한 연관성 제기에 북한 ‘날조’ 반박
물증 놓고 남북한 신경전 지방선거 등에도 영향
정부가 천안함 침몰 원인을 어뢰 공격에 의한 외부 폭발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 ‘북한 연루설’이 한층 부각되고 있다. 사건 초기 북한의 연관성을 부정하는 듯했던 미국도 북한이 연루됐을 경우 6자 회담 재개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북한 연루 가능성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북한은 천안함 침몰과 자신을 연관시키는 것은 ‘날조’라며 공식 입장을 발표하고 나섰다. 북한 연루설이 지방선거 등을 앞두고 있는 한반도의 4월을 뒤덮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북한은 17일 ‘군사 논평원의 글’이라는 형식을 통해 천안함 침몰 22일 만에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에 실린 이 논평에서 “남조선 괴뢰군부 호전광들과 우익보수 정객들이 천안함 침몰 원인을 우리와 연계시켜 보려고 어리석게 획책하고 있다”며 북한은 이번 사건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최근 천안함 침몰 원인을 놓고 ‘북한 연루설’에 힘이 실리는 흐름이 전개되자 선을 긋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논평에서 그동안의 침묵에 대해서도 이례적으로 해명했다. “제 입으로 침몰 원인을 해명할 수 있는 이렇다 할 근거를 아직도 찾지 못한 상태라고 공언하면서도 의도적으로 ‘북 관련설’을 내돌리는 역적패당의 가소로운 처사를 두로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었다”는 것이다. 자신들이 개입하지 않은 사고에 대해 굳이 언급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는데, 남쪽이 ‘불순한 행동’을 하기 때문에 뒤늦게나마 입장을 표명한다는 설명이다.

북한 연루설은 천안함 함미가 인양된 후 민관 합동조사단이 외부 폭발 가능성을 공식화하면서 강화되고 있다. 합조단은 15일 천안함 함미 현장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선체 절단면과 선체 내외부에 대한 육안검사 결과 내부 폭발보다는 외부 폭발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후 논란의 초점은 외부 폭발이 누구 혹은 무엇에 의한 것이냐로 급속히 옮아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북한 연루설이 유력한 가설로 확대재생산되고 있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16일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에서 “우리 정부와 군은 천안함 침몰사건을 국가안보차원의 중대한 사태로 인식한다”고 말해 북한 연계성에 무게를 실었다. 김 장관은 “우리 군은 천안함의 예기치 못한 침몰로 인해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이렇게 말하고, “앞으로 결과가 나오는대로 한 점의 의혹이 없도록 명명백백하게 밝힐 것이며, 그에 따른 후속조처도 명확하고 단호하게 강구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합조단이 외부 폭발 가능성을 공식화한 상황에서 김 장관의 이런 발언은 북한 연루설을 강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도 북한의 연루 가능성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필립 크롤리 미국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15일 천안함 침몰의 정확한 원인을 아직 모른다면서도 북한이 연루됐을 경우 6자 회담 재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천안함 침몰 원인이 북한의 소행으로 드러날 경우 6자 회담 재개를 추진해온 미국의 정책 방향이 변화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앞서 커트 캠벨 동아태차관보는 6자회담 재개 논의는 천안함 침몰 원인이 규명된 이후 추진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의 논평은 북한이 이런 상황 전개에 불만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진상조사에 막 착수한 남쪽 정부에 ‘증거도 없이 몰아가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이에 따라 민군 합동조사 결과 북한의 개입을 증명할 수 있는 ‘물증’이 나오지 않는 한 남북한은 상당 기간 이번 사건을 놓고 신경전을 벌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북한은 1983년 아웅산 폭파사건(10·9) 때는 사건 발생 3일 만에 “터무니 없는 망동”이라고 주장했으며, 1985년 KAL 858기 폭파사건(11·29) 때는 사건 발생 7일 만에 “우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외신들은 북한 연루설이 한반도 정세에 끼칠 영향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로이터통신>은 북한이 천안함을 침몰시킨 것으로 드러난다 하더라도 경제가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하는 남한이 북한에 대한 군사행동에 나서리라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북한 관련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올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한국의 대외적 이미지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유강문기자 m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평화를 위해 당당한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김건희 특검법’ 오늘 3번째 표결…“국힘 주장 반영” “악법 불참” 1.

‘김건희 특검법’ 오늘 3번째 표결…“국힘 주장 반영” “악법 불참”

전국서 “윤 퇴진” 교수 시국선언 둑 터졌다…주말 광화문 시민행진도 2.

전국서 “윤 퇴진” 교수 시국선언 둑 터졌다…주말 광화문 시민행진도

“김 여사, 유배 가고 특검도 받아야 분노한 민심 누그러져” [막전막후] 3.

“김 여사, 유배 가고 특검도 받아야 분노한 민심 누그러져” [막전막후]

15일 페루서 한·미·일 정상 만난다…‘캠프 데이비드’ 이후 1년3개월 만 4.

15일 페루서 한·미·일 정상 만난다…‘캠프 데이비드’ 이후 1년3개월 만

[단독] 국힘, ‘한동훈 명의’ 윤 부부 비난 게시물 당무감사 안 한다 5.

[단독] 국힘, ‘한동훈 명의’ 윤 부부 비난 게시물 당무감사 안 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