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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베일속’ 민·군합조단, 대체 누가 뭘 하는지…

등록 2010-04-21 20:02수정 2010-06-18 15:03

육지로 인양돼 경기 평택시 해군 2함대 사령부에 세워져 있는 천안함 배꼬리(함미) 주변에 21일 오전 가림막이 설치되고 있다.  평택/사진공동취재단
육지로 인양돼 경기 평택시 해군 2함대 사령부에 세워져 있는 천안함 배꼬리(함미) 주변에 21일 오전 가림막이 설치되고 있다. 평택/사진공동취재단
천안함 조사일정·방향 등 구성 3주 지나도록 공개안해
군 당국서 외부접촉 금지 “투명한 공개” 지적 잇달아
해군 천안함 침몰 사고 원인을 조사중인 민·군 합동조사단(합조단)의 활동이 사고 당사자이자 책임자인 군의 주도 아래 비공개로 이뤄지고 있어, 이명박 대통령이 여러 차례 강조한 ‘투명하고 객관적인 원인 규명’이 무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1일 합조단을 꾸린 뒤 조직체계, 명단, 조사 일정, 활동 방향 등 합조단과 관련된 사항 대부분을 아직껏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국방부가 밝힌 합조단 인원·편성 관련 내용은 실제 조사에 참여하는 인원이 74명이며, 상황에 맞게 지원되는 인력이 50~100명 가량이란 개략적 수치가 전부다.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은 21일 “합조단 명단 등은 공개하기 어렵다”며 “조사 결과가 나와야 떳떳하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이지, 조사단 구성이 어떻고는 상당히 지엽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합조단 명단이 공개되면, 언론사의 과도한 취재경쟁으로 합조단에 참여한 전문가의 개인 의견이 합조단의 공식 판단처럼 보도돼 조사활동에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합조단원들은 조사 기간 합숙하며 휴대전화 사용금지, 외출 금지 등 군 당국의 통제를 받고 있다.

이런 까닭에 국방부가 민·군 공동단장 체제로 민·군 합조단이란 외양만 갖추려 하지 말고 민간 전문가의 실질적 조사 활동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국회 국방위 민주당 간사인 안규백 의원실은 이날 “합조단원 가운데 민간전문가로 볼 수 있는 사람은 6명에 불과한 것으로 안다”며 “사고의 책임을 져야 할 군이 사실상 조사를 주도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도 19일 논평을 내어 “민간인 단장과 외국 전문가들이 참가한다고 하지만 그들이 과연 어느 수준까지 조사에 참가하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다”며 조사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천안함 실종자가족협의회는 군 당국의 이런 폐쇄적 태도에 반발해 합조단에 참가하려던 애초 태도를 바꿔 지난 18일 “합조단 참가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정국 실종자가족협의회 대표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군에 합조단의 인원 현황, 조직구성, 조사 단계 및 일정, 조사권한 및 활동범위, 조사단원에 대한 처우 문제 등과 관련한 정보를 요청했지만 자료를 받지 못 했다”며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합조단의 들러리 구실을 하기보다는 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의혹이 풀리지 않으면 다른 방법을 강구해 보겠다”고 말했다.

권혁철 송채경화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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