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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북한제 고성능 어뢰 피격”…북 “날조극, 검열단 파견”

등록 2010-05-20 10:06수정 2010-06-18 14:21

‘천안함 조사’ 발표…“수거 어뢰 파편 북 ‘CHT-02D’와 일치”
북국방위 강도높은 비난성명…시민단체도 “짜맞추기 조사”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민·관 합동조사단은 20일 오전 천안함이 북한 잠수정에 의해 침몰된 것이라는 요지의 ‘천안함 침몰사건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합동조사단은 “천안함은 가스터빈실 좌현 하단부에서 감응어뢰의 강력한 수중폭발에 의해 선체가 절단되어 침몰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북한이 했다는 결정적인 증거물로 현장에서 수거한 어뢰의 추진동력부인 프로펠러를 포함한 추진모터와 조종장치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야당과 시민·통일단체들은 합동조사단의 발표에 논리적 비약이 크며, 결과 발표가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루어진 “짜맞추기 조사”라고 지적하며 이번 발표의 정치적 의도에 의혹의 눈길을 거두지 않았다.

 합동조사단은 이날 발표에서 오전 천안함 침몰이 어뢰공격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라며 좌초나 기뢰에 의한 침몰 가능성을 배제했다. 합동조사단은 그 증거로 △선체의 용골이 함정 건조 당시와 비교하여 위쪽으로 크게 변형되었고, 외판은 급격하게 꺾이고 선체에는 파단된 부분이 있는 점 △좌현측이 위쪽으로 크게 변형되었으며, 절단된 가스터빈실 격벽은 크게 훼손되고 변형된 점 △함수, 함미의 선저가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꺾인 점 등을 들었다. 합동조사단은 또 △생존자들은 거의 동시적인 폭발음을 1~2회 청취하고 △백령도 해안 초병이 2~3초간 높이 약 100m의 백색 섬광 기둥을 관측한 점 △ 희생자 주검 검안 결과 파편상과 화상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고, 골절과 열창 등이 관찰된 점을 증거로 함께 제시했다. 합동조사단은 이런 증거들을 바탕으로 여러 차례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수심 약 6~9m, 가스터빈실 중앙으로부터 대략 좌현 3m의 위치에서 총 폭발량 200~300kg 규모의 폭발이 있었다”고 결론내렸다.

절단면. 함수 절단면 좌현
절단면. 함수 절단면 좌현

 합동조사단은 이어 이 폭발의 원인으로 ‘어뢰공격’을 지목했다. 합동조사단은 그 증거로 △백령도 근해 조류를 분석해 본 결과, 어뢰를 활용한 공격에 제한을 받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 점 △침몰해역에서 어뢰로 확증할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물로 어뢰의 추진동력부인 프로펠러를 포함한 추진모터와 조종장치 등을 수거한 점을 들었다. 합조단은 특히 이 수거 어뢰 부품이 북한에서 제조된 것이라고 판단했다. △북한이 해외로 수출할 목적으로 배포한 어뢰 소개 자료의 설계도에 명시된 크기와 형태가 수거한 증거물과 일치하였으며, △추진부 뒷부분 안쪽에 “1번” 이라는 한글표기가 돼 있었고, 이 한글표기는 남한이 확보하고 있는 북한의 어뢰 표기방법과 일치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합동조사단은 천안함 침몰의 원인이 된 외부폭발은 북한에서 제조한 고성능폭약 250kg규모의 어뢰에 의한 것이라고 확인했다.

 합동조사단은 이 어뢰가 소형잠수함정이 발사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서해의 북한 해군기지에서 운용하던 일부 소형잠수함정과 이를 지원하는 모선이 천안함 공격 2~3일 전에 서해 북한 해군기지를 이탈하였다가 천안함 공격 2~3일후에 기지로 복귀”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합동조사단이 발표한 것은 “북한이 공격했다”는 결정적 증거가 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를 비롯한 40여개 시민·통일운동단체는 오후 1시 국방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합동조사단의 주장을 반박할 예정이다. 기자회견을 준비중인 유영재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미군문제팀장은 합동조사단의 발표에 대해 논리적 비약이 심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결정적 증거로 제시된 어뢰 조각이 천안함 폭발 이전에 북한에서 조류에 의해 흘러내려왔을 가능성이 높은 데도 이를 무리하게 천안함 공격과 연결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유 팀장은 “정부가 이번에 수거된 파편과 비교했다는 7년전 남해안에서 발견된 북한의 연습용 어뢰도 조류에 의해 흘러내려온 것으로 추정된다”며 “어뢰 자체가 조류에 의해 남해까지 흘러내려올 정도라면, 북한과의 인접지역인 사고 해역에서 발견된 어뢰 조각도 조류에 의해 북한에서 흘러내려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절단면. 함수 절단면
절단면. 함수 절단면
 
유 팀장은 또 이번 조사결과는 “짜맞추기 발표”라고 평가절하했다. 유 팀장은 이와 관련해 “합동조사단이 결정적 증거라며 내세운 어뢰 조각이 발견된 것은 지난 15일 이었지만, 그 이전에도 정부는 증거없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단정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그렇다면 정부는 결정적 증거도 없이 북한의 공격이라고 예단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유 팀장은 또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가스터빈실을 19일에야 인양한 시점에서 20일 조사 발표를 강행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 팀장은 또 “합동조사단이 북한 잠수정에 의한 공격이라고 주장하면서도 북한 잠수정의 침투, 대기, 천안함 동선 파악, 어뢰 발사, 도주 과정을 적시하지 못하는 것도 발표의 신빙성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한편, 북한의 최고지도기관인 국방위원회는 “남한의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를 ‘날조극’이라고 주장하면서 국방위 검열단을 남한에 파견하겠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방송이 20일 전했다. 국방위는 대변인 성명에서 “남측은 북측의 검열단에게 물증을 보여 주어야 할 것”이라며 “대북제재가 이뤄진다면 전면전쟁을 포함한 강경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보근기자 tree21@hani.co.kr

〈문화방송〉 촬영화면
〈문화방송〉 촬영화면

아래는 민·군 합동조사단이 발표한 천안함 침몰사건 조사결과 전문이다


천안함 침몰사건 조사결과(2010년 5월20일)

민·군 합동조사단

□ 모두발언

민군 합동조사단은 국내 10개 전문기관의 전문가 25명과 군 전문가 22명, 국회추천 전문위원 3명, 미국․호주․영국․스웨덴 등 4개국 전문가 24명이 참여한 가운데 과학수사, 폭발유형분석, 선체구조관리, 정보분석 등 4개 분과로 나누어 조사활동을 실시하였습니다.

오늘 발표내용은 조사단에 참여한 국내․외 전문가들이 과학적․객관적 접근방법을 통한 조사활동과 검증과정을 거쳐 도출한 결과입니다.

□ 현재까지 해저로부터 인양한 선체의 변형형태와 사고해역에서 수거한 증거물들을 조사 및 분석한 결과를 보면, 천안함은 가스터빈실 좌현 하단부에서 감응어뢰의 강력한 수중폭발에 의해 선체가 절단되어 침몰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 침몰원인을 어뢰피격으로 판단한 이유는,

○ 선체손상 부위를 정밀계측하고 분석해 보았을 때, 충격파와 버블효과로 인하여, 선체의 용골이 함정 건조 당시와 비교하여 위쪽으로 크게 변형되었고, 외판은 급격하게 꺾이고 선체에는 파단된 부분이 있었습니다.

주갑판은 가스터빈실내 장비의 정비를 위한 대형 개구부 주위를 중심으로 파단되었고, 좌현측이 위쪽으로 크게 변형되었으며, 절단된 가스터빈실 격벽은 크게 훼손되고 변형되었습니다. 함수, 함미의 선저가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꺾인 것도 수중폭발이 있었다는 것을 입증합니다.


○ 함정 내․외부의 표면을 면밀히 조사한 결과,

함정이 좌우로 심하게 흔들리는 것을 방지해주는 함안정기에 나타난 강력한 압력흔적, 선저부분의 수압 및 버블흔적, 열흔적이 없는 전선의 절단 등은 수중폭발에 의한 강력한 충격파와 버블효과가 함정의 절단 및 침몰의 원인임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 생존자와 백령도 해안 초병의 진술내용을 분석한 결과, 생존자들은 거의 동시적인 폭발음을 1~2회 청취하였으며, 충격으로 쓰러진 좌현 견시병의 얼굴에 물이 튀었다는 진술과, 백령도 해안 초병이 2~3초간 높이 약 100m의 백색 섬광 기둥을 관측했다는 진술내용 등은 수중폭발로 발생한 물기둥현상과 일치하였습니다.

○ 또한, 사체검안 결과, 파편상과 화상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고, 골절과 열창 등이 관찰되는 등 충격파 및 버블효과의 현상과 일치하였습니다.

○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지진파와 공중음파를 분석한 결과, 지진파는 4개소에서 진도 1.5규모로 감지되었으며, 공중음파는 11개소에서 1.1초 간격으로 2회 감지되었습니다.

 지진파와 공중음파는 동일 폭발원이었으며, 이것은 수중폭발에 의한 충격파와 버블효과의 현상과 일치합니다.

○ 수차례에 걸친 시뮬레이션 결과에 의하면 수심 약 6~9미터, 가스터빈실 중앙으로부터 대략 좌현 3미터의 위치에서 총 폭발량 200~300kg 규모의 폭발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 백령도 근해 조류를 분석해 본 결과, 어뢰를 활용한 공격에 제한을 받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였습니다.

○ 침몰해역에서 어뢰로 확증할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물로 어뢰의 추진동력부인 프로펠러를 포함한 추진모터와 조종장치 등을 수거하였습니다.

이 증거물은북한이 해외로 수출할 목적으로 배포한 어뢰 소개 자료의 설계도에 명시된 크기와 형태가 일치하였으며,추진부 뒷부분 안쪽에 “1번” 이라는 한글표기는 우리가 확보하고 있는 북한의 어뢰 표기방법과도 일치합니다. 이러한 모든 증거는 수거한 어뢰 부품이 북한에서 제조 되었다는 것을 확인해 주었습니다.


○ 또한, 이러한 결과는 일부에서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좌초나 피로파괴, 충돌, 내부폭발과는 전혀 관련이 없음을 확인해 주었습니다.

□ 결론적으로,

○ 침몰해역에서 수거된 결정적 증거물과 선체의 변형형태, 관련자들의 진술내용, 사체 검안결과, 지진파 및 공중음파 분석결과, 수중폭발의 시뮬레이션 결과, 백령도 근해 조류분석결과, 수집한 어뢰 부품들의 분석결과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 천안함은 어뢰에 의한 수중 폭발로 발생한 충격파와 버블효과에 의해 절단되어 침몰되었고,

○ 폭발위치는 가스터빈실 중앙으로부터 좌현 3m, 수심 6~9m정도이며,

○ 무기체계는 북한에서 제조한 고성능폭약 250kg규모의 어뢰로 확인되었습니다.


□ 아울러 지난 5월 4일부터 운영해 온 미국, 호주, 캐나다, 영국 등 5개국의 '다국적 연합정보분석TF'에 의해 확인된 사실은 다음과 같습니다.

○ 북한군은 로미오급 잠수함(1,800톤급) 20여척, 상어급 잠수함 (300톤급) 40여척과 연어급(130톤급)을 포함한 소형 잠수정 10여척 등 총 70여척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에 천안함이 받은 피해와 동일한 규모의 충격을 줄 수 있는 총 폭발량 약 200~300kg 규모의 직주어뢰, 음향 및 항적유도어뢰 등 다양한 성능의 어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 이와 같은 사실과 사건 발생해역의 작전환경 등을 고려해 볼 때, 이러한 작전환경 조건에서 운용하는 수중무기체계는 소형잠수함정으로 판단됩니다. 또한 서해의 북한 해군기지에서 운용되던 일부 소형잠수함정과 이를 지원하는 모선이 천안함 공격 2~3일전에 서해 북한 해군기지를 이탈하였다가 천안함 공격 2~3일후에 기지로 복귀한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 또한, 다른 주변국의 잠수함정은 모두 자국의 모기지 또는 그 주변에서 활동하고 있었던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 5월 15일 폭발 지역 인근에서 쌍끌이 어선에 의해 수거된 어뢰의 부품들, 즉 각각 5개의 순회전 및 역회전 프로펠러, 추진모터와 조종장치는 북한이 해외로 무기를 수출하기 위해 만든 북한산 무기소개책자에 제시되어 있는 CHT-02D 어뢰의 설계 도면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이 어뢰의 후부 추진체 내부에서 발견된 “1번”이라는 한글 표기는 우리가 확보하고 있는 또 다른 북한산 어뢰의 표기방법과도 일치합니다. 러시아산 어뢰나 중국산 어뢰는 각기 그들 나라의 언어로 표기합니다. 북한산 CHT-02D 어뢰는 음향항적 및 음향 수동추적방식을 사용하며 직경이 21인치이고 무게가 1.7톤으로 폭발장약이 250Kg에 달하는 重어뢰입니다.

○ 이러한 모든 관련사실과 비밀자료 분석에 근거하여, 천안함은 북한제 어뢰에 의한 외부 수중폭발의 결과로 침몰되었다는 결론에 도달하였습니다.또한, 이상의 증거들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어뢰는 북한의 소형 잠수함정으로부터 발사되었다는 것 이외에 달리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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