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펠러 변형·어뢰 화약성분 미검출 등 ‘핵심’ 비켜가
‘1번 어뢰 잉크’도 북한산 입증못해 논란 계속될 듯
‘1번 어뢰 잉크’도 북한산 입증못해 논란 계속될 듯
국방부는 13일 천안함이 북한 소형잠수함(정)이 쏜 음향유도어뢰(CHT-02D)에 의한 수중폭발로 침몰했다는 결론을 담은 ‘천안함 피격사건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다. 그러나 그동안 제기됐던 여러 핵심 의혹에 대해서는 여전히 설명이 부족해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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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합동조사단 민간쪽 단장을 맡았던 윤덕용 카이스트 명예교수와 윤종성 국방부 조사본부장(소장) 등은 이날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내용의 최종 보고서와 시뮬레이션 결과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천안함이) 어뢰에 의한 수중폭발로 충격파와 버블효과를 일으켜 선체가 절단되고 침몰했으며 수중폭발 지점은 천안함 가스터빈실 중앙으로부터 좌현 3m, 수심 6~9m 정도”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무기체계는 북한에서 제조 사용되는 고성능 폭약 250㎏ 규모의 CHT-02D 어뢰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한국과 미국의 수중폭발 시뮬레이션 결과를 종합해 보면, 수심 7m에서 TNT 360㎏이 폭발한 경우 천안함의 실제 손상상태와 매우 유사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대신 기뢰설과 관련해 비접촉식 계류기뢰의 경우 사고 해역의 조류로 인해 설치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육상조종기뢰도 1977년 설치됐다가 수거된데다 폭발력이 약하다는 이유로 ‘가능성 없음’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좌초설에 대해서도 “스크루 날개가 파손되거나 긁힌 흔적이 없다”며 가능성을 배제했다. 보고서는 또 선체와 사고 해역에서 발견한 어뢰추진체에 흡착된 비결정 산화알루미늄이 동일한 성분으로 수중폭약의 폭발재라는 기존 합조단 발표 내용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우현 스크루는 구부러진 반면 좌현 스크루는 멀쩡한 이유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천안함 선체에선 고성능 폭약 성분이 검출되었지만, 정작 어뢰추진체에서는 폭약 성분이 검출되지 않은 이유도 해명하지 못했다. 국방부가 ‘결정적 증거’로 내세운 어뢰추진체에 쓰인 ‘1번’ 글씨에 대해서도 잉크 원료를 분석했지만 대부분의 국가에서 유사한 원료를 사용해 제조국을 식별할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합조단은 어뢰추진체가 북한 제품임을 입증하는 수출용 어뢰 소개책자도 공개하지 않았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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