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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천안함 보고서 ‘모순’…어뢰 아닌 기뢰폭발”

등록 2010-10-11 19:43수정 2010-10-18 09:13

“근거리 어뢰 결론, 물기둥·어뢰파편 설명못해
원거리 폭발 적용하면 천안함 파손형태와 일치”
합조단 “9m 이상 거리땐 폭발력 발휘 못해”
서 교수는 합조단이 주장한 ‘근거리 어뢰폭발’(수심 7m, 티엔티 360㎏)의 경우, 버블 효과로 나타나는 80m 정도의 물기둥과 어뢰 파편들이 선체에 깊숙이 박히는 등의 현상이 일어나야 하지만, 합조단 시뮬레이션에서는 이를 전혀 확인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합조단은 자신들의 결론과 상관없이, 티엔티 폭약 100㎏이 함정에서 20m 거리에서 폭발하는 경우도 실험했는데 이 경우 함체가 폭발 파도에 의해 들어올려졌다가 떨어지는 순간 선체가 손상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서 교수 등은 합조단이 실시한 ‘근거리 폭발’ 버블 시뮬레이션은 배 가운데의 가스터빈실이 있는 중앙 부분을 파단시켜 실제 천안함의 파손 형태와 전혀 다른 데 반해, ‘원거리 폭발’ 시뮬레이션을 적용할 경우 가스터빈실이 있는 중앙 부분이 떨어져 나가 배가 3등분돼 오히려 실제 파손 형태와 거의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바탕으로 박 연구원 등은 바다 바닥에 있던 기뢰가 스쿠루에 얽힌 그물에 의해 끌어올려졌다가 물리적 충돌에 따라 폭발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서 교수는 “기뢰에 의한 원거리 폭발일 경우 파도의 높이가 10m 정도에 그치고, 화약 냄새도 나지 않는다”며 “어뢰설이 증명하지 못하는 현상을 모두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교수는 “최종보고서 부록에는 어뢰에서 채취한 흡착물질이 폭발 결과로 생기는 산화알루미늄이 아니라 수산화알루미늄(부식에 의한 녹)임을 입증하는 ‘에너지분광분석(EDS) 데이터’가 실려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박 연구원은 천안함 항적 일지를 입수했다며, “최종보고서는 북한의 잠수함이 천안함 침몰지점 2.5㎞ 남서쪽에서 어뢰를 발사했다고 설명했으나, 그 지역은 천안함이 불과 몇 시간 전에 머물렀던 곳”이라며 “만일 북한 잠수정이 그곳으로 침투했다면 천안함에 장착된 소나(바닷속 물체를 음향으로 탐지하는 장치)를 통해 적발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박 연구원 등은 “천안함 합조단의 보고서 내용은 스스로 모순을 드러내는 등 많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며 “국정조사 등을 통해 천안함 침몰에 대한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합조단이 해체된 뒤 천안함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윤종성 국방부 조사본부장(육군 소장)은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폭발 수심이 선체에서 9m 이상 떨어지면 천안함을 침몰시킬 수 있는 폭발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국내에서 공개토론을 하자고 제의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해군이 70년대 후반 백령도 연화리 해안에 설치했다 철거한 육상조종기뢰(MK-6)의 폭발 가능성을 검토했지만, 설사 이 기뢰가 폭발하더라도 폭약량(티엔티 136㎏)이 적어 사건이 발생한 수심 47m에서는 천안함 선체를 절단할 수 없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권혁철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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