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후진타오 정상회담
“대를 이은 북·중 친선” 강조
“대를 이은 북·중 친선” 강조
김정은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이름은 중국의 초청 명단에 없었지만, 25일 있었던 북-중 정상회담에서는 후계자로서의 그의 입지를 굳히는 표현들이 여러차례 언급됐다. 정상회담에서 후계체제 문제가 깊숙하게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대를 이은 친선관계’라는 표현에 동의한 부분도 주목을 끈다.
<조선중앙통신>은 26일 밤 정상회담과 관련한 보도에서 “최고 영도자들께서는 60여년의 자랑스러운 역사적 노정을 걸어왔으며 새로운 높은 단계에 올라선 조-중 친선협조관계를 대를 이어 계승하고 공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남이 대신할 수 없는 공동의 성스러운 책임과 확고부동한 입장이라는 데 대하여 견해를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후 주석은 “역사적인 조선로동당대표자회 정신을 높이 받들고”, “중국 공산당과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는 두 나라 노세대 혁명가들의 고귀한 넋이 어려 있는 전통적인 중-조 친선의 바통을 굳건히 이어가는 데서 역사적 책임을 다해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중앙통신은 전했다. 이는 중국 지도부가 지난해 9월 노동당대표자회의에서 공식적인 후계자 지위에 오른 김정은 부위원장에 대한 사실상의 공개적 지지를 약속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후 주석의 이러한 언급은 지난해 8월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때 있었던 정상회담 때와 비교해서도 한발 나아간 것이다. 당시 김 위원장이 “조(북)-중 친선의 바통을 후대들에게 잘 넘겨주고 그것을 대를 이어 강화발전시켜 나가도록 하는 것은 우리들이 지닌 중대한 역사적 사명”이라고 강조한 데 대해 후 주석은 “중-조 친선을 대를 이어 전해가는 것은 쌍방 공동의 역사적 책임”이라고 덕담 수준에서 화답했다. 당시 후 주석은 양국 지도부가 함께 참석한 공식 만찬 연설에서는 후계구도에 대한 직접적 지지로 읽힐 수 있는 ‘대를 잇는다’ 등의 표현을 쓰지 않았다.
김종철 선임기자 phill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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