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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이번엔 8000㎞…김정일의 경협 대장정

등록 2011-08-21 20:13수정 2011-08-21 21:50

김정일 러시아 방문
방중 3개월만에 방러
에너지 지원 등 절실
이르면 23일 북러정상 회동
미국과도 6자회담 논의
고립탈출 ‘광폭외교’ 행보
러시아를 방문중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21일 오전 아무르주의 부레야역에 기차를 잠시 멈춘 뒤 인근에 있는 극동지역 최대 수력발전소인 ‘부레야 발전소’를 둘러봤다. 이날 오후 부레야를 출발한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예정된 울란우데에 일러야 22일 밤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중간에 다른 곳을 들를 수도 있어 더 늦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은 지난 5월 중국 방문 이후 3개월 만이다. 2008년 뇌졸중 이후 건강을 많이 회복했다고 하지만, 올해 우리 나이로 70살인 김 위원장으로서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는 여행이다. 메드베데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예정된 울란우데까지만 갔다 오더라도 장장 왕복 8000㎞에 이르는 먼 길이다.

연달아 중국과 러시아를 직접 찾고 있는 것은 그만큼 상황이 절박하기 때문이다. 내년에 강성대국 진입을 예고한 북한으로서는 러시아로부터 에너지 지원 등 경제협력을 끌어내는 것이 절실하다. 김 위원장이 21일 첫번째 기착지로 전력이 남아도는 ‘부레야 발전소’에 들른 것은 그의 주된 관심사가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국제정치적 측면에서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이 김 위원장으로서는 시급했다는 분석이다. 중국과의 밀착이 오히려 지나치게 중국에 의존하는 달갑지 않은 결과를 낳았기에 전략적으로 러시아와의 관계를 개선해야 할 필요성에 직면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중국과의 거리두기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극동지역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경제적으로 대립보다는 상호 보완적인 부분이 많다”며 “북한을 매개로 3국의 경제협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북-러 정상회담이 열리는 울란우데에서 시베리아횡단철도와 베이징에서 오는 철길이 만난다는 점도 이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있다.

김 위원장이 지휘하는 북한의 외교 활동은 중국과 러시아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달 미국과 뉴욕에서 6자회담 재개 등을 놓고 고위급 대화를 했으며, 일본과도 지난달 21일 중국 창춘에서 납치문제 등 양국의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 이후 오랫동안 국제적인 고립 상태에 처해 있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대체로 남한을 우회해서 국제사회로 나오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다. 문정인 연세대 교수는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 이후 남쪽 통로가 꽉 막혀 있으니 북한으로서는 북방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냉전시대가 아닌 만큼 어느 쪽으로든 북한이 국제사회로 나올수록 좋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적극적인 외교 행보로 한국이 동북아에서 입지가 줄어들거나 소외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수훈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장은 “이명박 정부가 지금처럼 대북 강경정책을 고수할 경우 미국이 한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어 6자회담 재개 등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북한은 중국 및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반면 남한은 미·일과 더 밀착해야 하는 전통적 대립구도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종철 선임기자,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phill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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