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서린 버티니(61) 전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
캐서린 버티니 전 세계식량계획 사무총장 방한
캐서린 버티니(61·사진) 전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은 4일 “북한 어린이와 임신부 등의 영양 부족이 심각하다”며 적극적인 대북 식량지원의 참여를 촉구했다.
국제사회의 대북식량 지원이 시작된 시기인 1992~2002년 세계식량계획기구 사무총장으로 일한 버티니 전 총장은 이날 서울의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세계식량계획 등 국제기구가 대북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지원에 필요한 액수의 30%밖에 모금이 안 된 상태”라며 “대북 식량지원의 최대 기여국이었던 한국과 미국이 식량지원을 재개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미국 시러큐스대학 교수로 재직중인 그는 현재 유엔과 미국의 인도적 사업에 정책 조언을 하고 있으며, 최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주최의 대북지원 국제회의 참석차 방한했다.
버티니 전 총장은 ‘북한의 식량난이 내년 강성대국의 해를 앞두고 과장된 것’이라는 시각에 대해 “현재 많은 북한 주민이 식량난을 겪고 있다는 것은 의심할 수 없는 사실이며, 비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는 분배 투명성과 관련해 “올해 6월 세계식량계획이 북한 당국과 양해각서(LOU)를 맺어 분배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원되는 식량의 포장 마대에 일련번호가 찍혀 있어 언제든지 해당 번호의 식량이 어디에 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고 또 지원받는 탁아소나 유치원 아이들의 영양상태 개선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도 쓰고 있다”고 설명한 그는 “북한 당국은 24시간 전에만 통보하면 어디든 무작위로 모니터링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남한이 직접 대북지원에 나서는 것도 좋지만, 세계식량계획 등 국제기구를 통해서 하면 이처럼 분배 투명성을 더 잘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사진 김정호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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