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방공구역 사실상 인정논평
정부 “중·일, 사전설명때 공감”
정부 “중·일, 사전설명때 공감”
8일 한국 정부가 새 방공식별구역(KADIZ·방공구역)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미국은 사실상 이를 인정하는 공식 견해를 내놨고, 중국과 일본 정부의 공식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한국 정부는 사전 설명 때 중국과 일본이 한국의 새 방공구역에 “공감했다”고 전했다.
이날 미국 국무부는 이메일로 발표한 젠 사키 대변인의 논평에서 한국의 새 방공구역 확장의 방식과 내용을 높이 평가했다. 이 논평은 “한국 정부가 미국과 중국, 일본 등과 사전 협의함으로써 이번 조처를 책임감 있고 신중하게 추진한 것을 평가한다. 또 국제 관행에 부합하며 상공 비행의 자유와 국제법상 국제 공역의 적법한 사용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이 조처를 이행한 것을 평가한다. 이런 접근은 민간 항공기의 혼란과 이에 대한 위협을 방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8일이 일요일이어서 중국과 일본 정부의 공식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다만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 주변 인사와 방위성 고위 관계자 등이 “걱정은 없다” “(방공식별구역을 통과하는) 민항기에 대해 사전비행계획을 내라고 하는 중국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한국 정부와 이 문제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 따위의 반응을 보였다고 <지지통신>이 전했다. 일본 언론들은 한국의 새 방공구역 발표보다는 미국이 이를 사실상 인정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사히신문>은 “6일 박근혜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 사이의 회담에서 미국이 한국의 방공구역 확장에 대해 이해를 표시했다”고 보도했다.
새 방공구역을 발표한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관련국들에 사전에 개별적으로 충분히 설명했고, 한국 정부의 조정안이 국제 규범에 부합하고 과도하지 않다는 점에 (관련국들이) ‘공감했다’. 특별한 반대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도 한국의 사전 설명에 반대하거나 불수용 태도를 밝히지 않았다고 김민석 대변인은 전했다. 중국 역시 한국이 새 방공구역을 발표함으로써 일본의 기존 방공구역을 변경하는 데 참여했다는 점이 나쁠 것은 없어 보인다. 다만 한국이 중국의 방공구역을 인정하지 않고 있고, 이어도를 두고 두 나라의 이해가 갈린다는 점은 민감한 대목이다. 중국 매체들은 “한국이 중국과 분쟁 중인 쑤옌자오(이어도)를 포함하는 방공구역 확장을 선포했다”고 건조하게 보도했다.
도쿄 베이징 워싱턴/길윤형 성연철 박현 특파원,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