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의 햄버거 가게. 아사히 신문 인터넷 페이지 캡쳐.
싱가포르 자본이 4년전 진출한 햄버거 체인 인기
가격은 1.3유로…북한 현지 화폐로는 살 수 없어
가격은 1.3유로…북한 현지 화폐로는 살 수 없어
평양의 햄버거 가격은 얼마일까?
평양에 싱가포르 자본이 4년 전 진출해 만든 햄버거 체인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13일 보도했다. 싱가포르 기업이 ‘삼대성’(三大星)이라는 이름으로 2009년 처음 문을 연 평양의 햄버거 가게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 현재 점포수가 10여개로 늘어난 상황이다.
<아사히신문>은 이 가게에 가봤다는 싱가포르인의 말을 빌어 이 가게의 햄버거 가격은 1.3유로(1900원 정도)라고 밝혔다. 햄버거 말고도 프라이드치킨, 애플파이, 청량음료 등도 판다. 기본적으로 유로가 있어야 햄버거를 사먹을 수 있지만, 미국의 달러화나 중국의 위안화도 받아준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북한 현지 화폐로는 햄버거를 살 수 없다. 참고로 외래어를 모두 우리말로 바꿔 부르는 북한답게 업소에선 햄버거를 햄버거가 아닌 ‘다진고기를 넣은 빵’으로 부른다.
햄버거의 가격은 북한의 연간 평균소득이 1300달러임을 생각할 때 매우 비싼 가격인데도 평양 시민들에게 상당한 인기가 있어 업소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는 평양만 한정해서 볼 때 북한 경제가 분명한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으며, 북한 내에도 상당한 정도의 빈부 격차가 발생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현상으로 보인다.
남은 의문은 햄버거 가게의 이름인 ‘삼대성’. 삼대성이 의미하는 세개의 큰 별은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뜻하는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참고로 김정은 제1비서가 지난해 6월 이곳을 방문해 햄버거를 시식한 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사히신문>은 외국자본을 받아들여 경제 개발을 하려는 북한이 최근 싱가포르의 사업가들을 초청해 적극적으로 투자를 유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의 한 기업 관계자는 북한 당국이“삼대성과는 별도로 올해 중에 새로운 외국계 햄버거 가게를 유치할 계획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