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 ‘긴급 보고서’
매년 최소 6600명 상봉해야
살아 만나볼 기회라도 잡아
매년 최소 6600명 상봉해야
살아 만나볼 기회라도 잡아
분단 상황에서 북에 둔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세상을 뜨는 이산가족이 연간 22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생존한 이산가족들이 생애 단 한번이라도 북의 가족을 만나려면 상봉규모를 매년 6600명 이상으로 늘려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내놓은 <80세 이상 고령 이산가족을 위한 긴급 대책> 보고서를 보면, 1988년 이후 2013년 말까지 등록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총 12만9264명으로 집계됐다. 이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4.7%인 5만7784명은 이미 사망했으며, 남은 7만1480명(55.3%)이 북쪽에 남은 가족들과의 상봉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2003년 이후 사망자 수는 매년 평균 3800명에 달하나, 상봉자 수는 1600명에 불과했다. 연간 2200명에 달하는 이산가족들이 상봉하지 못하고 사망한 것이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6년간 이산가족 상봉률은 1.2%포인트 증가한 반면, 사망률은 14.1%포인트나 증가했다.
보고서는 평균기대여명(50~60대 24.4년, 70~80대 9.6년)으로 추산해 볼 때 이산가족 중 70대 이상 고령층은 10년 내에 대부분 사망한다고 내다봤다. 따라서 최소 상봉인원을 매년 6600명 이상으로 늘려야 현재 생존자들이 상봉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산술적인 계산으로 고령이 대부분인 이산가족의 개별적인 사정을 고려하면 상봉의 긴급성은 더해진다. 보고서는 우선적으로 이산가족의 전면적인 생사확인을 위해 남북한 이산가족정보 통합시스템 구축을 제안했다.
이용화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80대 이상의 평균기대수명을 넘어선 이산가족은 긴급 특별상봉을 추진해야 한다. 또 대면상봉 이외에도 생사확인, 서신교환, 화상상봉 등 다양한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며 “특히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를 상시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를 통해 이산가족의 생사 확인 등 상시적인 정보 교환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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