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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여성 질환’ 치료받는 여군에게 “성관계 문란해 저런 병 생겨”

등록 2014-03-25 18:12수정 2014-03-26 10:07

‘성추행 및 가혹행위 등으로 자살한 여군 오아무개 대위 추모제’가 열린 24일 저녁 서울 태평로1가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시민들이 고인의 넋을 위로하며 헌화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제공
‘성추행 및 가혹행위 등으로 자살한 여군 오아무개 대위 추모제’가 열린 24일 저녁 서울 태평로1가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시민들이 고인의 넋을 위로하며 헌화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제공
오대위 자살 부른 소령의 성폭력 발언…또다른 피해자들의 증언

“가해 소령, 성폭력 발언·폭언 일삼아”
같은 부서 여군들, 공판 당시 진술
다른 부서 하사 두고 “얼굴에 색기…”
대부분 오 대위 앞에서 성폭력 발언
지난해 10월 직속상관에게 성추행과 언어 성폭력을 당하고 성관계를 요구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오아무개 대위 사건’의 가해자인 노아무개 육군 소령은 오 대위뿐 아니라 같은 부대의 다른 여군들에게도 성폭력 발언을 일삼았다.

25일 군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공소장을 보면, 노 소령이 책임자로 있던 육군 15사단 부관참모부에 근무하는 여군인 ㄱ하사, ㄷ하사, ㄹ중위 등 간부들과 ㅁ일병, 군종부 소속 ㄴ하사 등이 언어 성폭력의 추가 피해자들이었다.

여성 질환이 있어 치료 중이던 ㄱ하사는 노 소령으로부터 “성관계를 문란하게 하면 저런 병이 생긴다. 여자는 자고로 몸 관리를 잘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ㄷ하사도 “저렇게 몸을 막 굴리는 애들은 내 스타일이 아니다”라는 노 소령의 성폭력 발언을 들어야 했다. ㄹ중위는 사무실에서 “넌 얼굴에 색기가 있다. 누구처럼 몸을 함부로 굴리지 마라”라는 모욕적인 발언을 들었다. 노 소령은 다른 장병들이 있는 상황에서 여군들에게 이런 성폭력 발언을 거리낌없이 내뱉었다.

노 소령은 다른 부서인 군종부의 ㄴ하사를 두고도 “쟤 얼굴을 봐라. 얼굴에 색기가 있지 않냐. 저런 아이가 색에 눈을 뜨면 180도 바뀐다”, “너는 여자가 짧은 반바지를 입냐? 너는 못생겨서 괜찮겠다” 등 성적 폭언을 퍼부었다. 남성인 ㅁ일병에게도 노 소령은 “봉은 뭐하러 가져왔냐. 자위하러 가져왔냐. 너는 구멍이 없어서 못 하지?”라는 언어 성폭력을 가했는데, 그 자리에는 숨진 오 대위 등 여군들이 있었다.

공판에서 15사단의 한 여군 간부는 “오 대위가 전입 오고 나서부터 성적 농담을 하기 시작했고, 이에 대해 (부하들인) 여군들이 (특별한) 반감을 드러내지 않으니까, 그 뒤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진술했다. 그리고 노 소령의 언어 성폭력이 이뤄지던 거의 모든 자리에 직속 부하인 오 대위가 함께 있었다. 오 대위는 노 소령의 직간접 성폭력 발언에 상시로 노출돼 있었다.

사단장을 보좌하는 부관참모부 조직이 이런 상황에 이르기까지 누구도 성 군기 위반이나 성폭력으로 노 소령을 고발하지 못했다. 게다가 오 대위는 여군 인권을 위해 부대마다 한 사람씩 배치된 여군 고충 상담관이었다. 다른 여군들을 상담해 부대장에게 보고했던 오 대위에게는 정작 자신의 문제를 상담할 사람은 없었다. 오 대위는 10개월을 근무하는 동안 분기별로 후임 여군들의 애로사항을 보고받고 그에 대해 부대 간부들과 회의를 했지만, 이 자리에서도 자신의 ‘애로사항’은 털어놓지 못했다.

육군 관계자는 “15사단에서는 지난해 성 군기 사고 예방 교육을 열외자까지 포함해 총 4차례 실시했으며, 전원 참석했다”고 말했다. 국방부 차원에서도 지난해 전 군 간부를 대상으로 성 군기 사고 예방 교육을 실시했고, 전원 참석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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