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심산상 수상자 임동원(왼쪽)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이사장과 김정탁(오른쪽) 심산김창숙연구회 회장이 수상 기념 선물인 ‘화이부동’ 액자 앞에 함께 섰다.
‘화이부동.’ 임동원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이사장 겸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이 3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에서 진행된 ‘제19회 심산상 시상식’에서 제시한 사자성어다. “서로 다르지만 다름을 인정하고 화합한다”는 뜻의 사자성어를 통해 현재 ‘대결’로 치닫는 남북관계가 다시 ‘대화와 화합’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독립운동가이자 통일운동가 심산 김창숙 성균관대 초대 총장을 기리는 이 상을 주최한 심산김창숙연구회는 매회 시상식 때 수상자가 가장 선호하는 글귀를 서예로 써서 기념으로 준다. 이날도 서예가인 유천 이동익 선생이 예서체로 쓴 ‘화이부동’을 대형 액자에 표구해줬다.
김정탁 심산김창숙연구회 회장(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은 시상식에서 “현재의 남북관계는 해방 정국에서 김구 선생 등과 함께 통일정부 수립운동을 벌였던 심산 선생이 보신다면 매우 못마땅해할 상황”이라며 “2000년 남북정상회담 성사에 큰 기여를 하는 등 임 이사장의 피스 메이커 활동은 심산의 평화통일 정신을 이 시대에 잘 구현한 것”이라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임 이사장은 수상 강연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한반도에 전쟁의 위험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할 정도로 현재 남북간 긴장이 높아져 있다”며 “새로운 사고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다시 시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북한의 붕괴와 흡수통일 환상에 사로잡힐 것이 아니라 우선 남과 북이 차이점은 제쳐두고 서로 오고가고 돕고 나누는 교류부터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화이부동’의 실질적 내용으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사실상의 통일 상황 조성’을 제시한 것이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추진한 대북정책의 핵심기조로서, 평화협정 체결 등을 포함한 북미 적대관계 해소 등을 통해 한반도 냉전구조를 전면적으로 해체해나가자는 정책이다.
이날 시상식에는 정규상 성균관대 총장을 비롯해 백낙청 한반도평화포럼 공동이사장, 이종찬 전 국가정보원장,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송민순 전 외교부장관, 정석구 <한겨레> 편집인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글·사진 김보근 한겨레평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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