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46) 피살 나흘째인 16일까지도 북한은 이와 관련한 아무런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 75돌(광명성절)인 이날, 김정은 위원장이 부친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는 소식을 전했을 뿐이다. 전날인 15일에도 김정은 위원장은 ‘광명성절’ 기념 중앙보고대회에 참석했다. 한국 정부 당국이 김정남 피살의 배후로 김정은 위원장을 지목하는 데도 침묵하고 있는 것이다.
말레이시아 현지에서도 강철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 등이 김정남 시신 부검 장소인 쿠알라룸푸르병원을 15일 방문했을 뿐 북한대사관도 이 사건에 관한 입장 표명이 없는 상황이다. 말레이시아 일간 <더 스타>는 북한대사관 대표전화조차 응답이 없다고 전했다.
다만 미국에서 활동하는 친북 성향 매체 <민족통신>은 이날 한국 정부 당국을 겨냥해 “북풍여론을 조작 선동하여 내외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기 위하여 김정남 암살 사건을 만들고 언론들을 동원해 대대적으로 떠들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15일에도 김정남 피살 사건에 대한 각국 언론의 보도를 ‘미확인 보도’라고 규정하고 “모종의 음모와 공작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보도했다.
북한 및 중국 정부과 관련이 있는 베이징의 한 소식통도 <로이터> 통신에 북한은 김정남 사망과 관련이 없고, 동기도 없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김정남은 북한과 아무 관련이 없다”며 “북한이 그를 죽일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소식통은 ‘왜 북한은 공개적으로 연루를 부인하지 않냐’고 질문받자, “북한은 조사 중이다”라며 북한은 시신 반환을 원한다고 말했다.
김진철 기자, 정의길 선임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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