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취임 100일 때 언급
“ICBM 핵탄두 탑재가 레드라인”
6차 핵실험 ‘레드라인’ 논란 일자
청 “핵무기 완성단계는 아닌 듯”
“ICBM 핵탄두 탑재가 레드라인”
6차 핵실험 ‘레드라인’ 논란 일자
청 “핵무기 완성단계는 아닌 듯”
북한이 3일 실시한 6차 핵실험을 ‘대륙간탄도로켓 장착용 수소탄 시험’이라고 밝히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이른바 ‘레드라인’(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선 것인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취임 100일을 즈음해 청와대 영빈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아이시비엠)을 완성하고, 거기에 핵탄두를 탑재해 무기화하는 것이 레드라인”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대북정책과 관련해 ‘레드라인’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당시 문 대통령은 “이 단계에서 북한의 추가적인 도발을 막아야 한다. 그 점에 대해 국제사회가 함께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유엔 안보리에서 사상 유례없는 경제 제재 조치를 만장일치로 합의한 것”이라며 “북한이 또다시 도발하면 더더욱 강도 높은 제재 조치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견뎌내지 못할 것이다. 더 이상 위험한 도발을 하지 말 것을 경고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7월4일과 28일 두차례에 걸쳐 아이시비엠급 ‘화성-14’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두차례 시험 모두 고각발사로 진행됐지만, 국내외 전문가들은 정상발사할 경우 화성-14형의 사거리가 6700~1만㎞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이 미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의 아이시비엠 개발에 성공했다는 얘기다.
이에 더해 북한은 아이시비엠 탄두용 수소탄 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아이시비엠 완성과 핵탄두 탑재를 통한 무기화’라는 문 대통령의 ‘레드라인’을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북한 핵무기연구소가 6차 핵실험에 대해 “국가 핵무력 완성의 완결단계 목표를 달성하는 데서 매우 의의있는 계기”라고 평가한 것은, 최종적인 완성은 아니란 뜻으로 읽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북한이 주장에 논란의 소지가 많고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레드라인이라는 것이 핵과 아이시비엠의 결합이라고 할 수 있는데, 북한의 발표 내용을 봐도 아직 가야할 길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 스스로도 완성단계의 진입을 위해 이번 핵실험을 했다고 표현한 것으로 봤을 때 아직 완성단계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레드라인’을 넘어선 건 아니란 뜻이다.
정인환 정유경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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