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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왕이, 북 순항미사일에 “북뿐 아니라 다른 나라도 군사행동…모두 노력해야”

등록 2021-09-15 14:44수정 2021-09-15 15:18

15일 한-중 외교장관 회담 뒤 기자들과 문답
시진핑 방한은 “코로나 완전히 안정됐을 때”
정의용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15일 오전 서울 정부서울청사 외교부에서 열린 양국 외교장관 회담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정의용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15일 오전 서울 정부서울청사 외교부에서 열린 양국 외교장관 회담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15일 북한의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북한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군사행동을 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모두 대화를 재개하는 방향으로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서울 정부서울청사 외교부에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마친 왕 부장은 중국의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물론 우리 모두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기를 희망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앞서 왕 부장이 지난 달 열린 아시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은 “건설적이지 않을 것”이라며 반대했던 맥락에서 보면, 북한만 나무랄 수 없다는 취지로 읽힌다.

왕 부장은 양국이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방한 가능성에 대해서는 “시진핑 국가주석은 방한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면서도 “코로나 상황이 완전히 안정됐을 때 안심하고 고위급 교류를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델타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아, 시 주석의 연내 방한 성사 가능성은 높지 않을 전망이다.

그는 내년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북한 고위급을 초청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통해 각국을 초청하는 것이 국제적 관례”라며 “물론 중국은 주최국으로서 IOC와 각국 지도자를 초청할 수 있는지 논의하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이어 “현재는 논의하는 과정에 있다”고 덧붙였다.

IOC는 최근 북한 올림픽위원회를 내년까지 자격정지해, 북한의 베이징올림픽 참가가 일단 불가능해진 상태다. 문재인 정부가 내년 베이징올림픽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의 주요 계기로 삼으려던 만큼 정 장관은 회담에 앞서 “2018년 평창에서 시작되고 21년 도쿄, 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으로 이어지는 동북아 릴레이 올림픽이 방역, 안전, 평화 올림픽으로 성공적으로 개최되어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세계 평화를 위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했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15일 오전 서울 정부서울청사 외교부에서 열린 양국 외교장관 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15일 오전 서울 정부서울청사 외교부에서 열린 양국 외교장관 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미-중 간 전략적 경쟁 속에서 관심을 모았던 왕 부장의 대미 견제 메시지는 도드라지게 드러나지는 않았다. 왕 부장은 ‘한국이 미국 쪽에 기울었다는 평가에 대한 중국 쪽 우려’를 묻는 질문에 “미국을 선호하든 중국을 선호하든 (한국이)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 중국과 한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이웃이자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반자로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6월 정 장관과 전화 통화 당시 “미국이 추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은 냉전적 사고로 가득 차있”다며 “옳고그름을 파악하고 정확한 입장을 견지하고 정치적 공감대를 지켜서 치우치지 않아야 한다”는 경고성 발언을 했던 것과는 거리가 있다.

다만 왕 부장이 이날 “새로운 정세” 속 “공동체 인식 강화하고 공동이익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협력의 잠재력을 부단히 발굴”할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한국과 전략적 관계 강화를 통해 한국의 미국 편중을 견제하려는 뜻으로 읽힌다. 회담 모두발언에서도 왕 부장은 “중-한 양국은 이사할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고 서로 떠날수 없는 파트너”임을 강조하면서 “중-한 관계의 업그레이드를 추진해서 더욱더 좋고 빠르며 안정적이고 전면적이며 지속적인 발전을 실현해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은 아마 미-중 전랙적 경쟁 구도 하에서 역내 한-중 관계의 협력 강화를 모색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의회가 최근 기밀정보 공유 동맹 ‘파이브 아이즈'(Five Eyes·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을 한국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데 대한 질문에는 “(파이브 아이즈는) 완전히 냉전 시대의 산물”이라며 “이미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비판했다.

왕 부장의 방한은 지난해 11월25~27일 이후 열 달 만이며, 한-중 외교장관 회담은 지난 4월3일 중국 푸젠성 샤먼에서 열린 뒤 다섯달 만이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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