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31일 약 80분간 전화 통화를 나눴다. 사진 외교부 제공
박진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한일중 3국 정부 간 협의체의 조속한 재가동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외교부는 이날 박 장관과 왕이 외교부장이 전화통화에서 “올해는 한중관계가 새로운 미래 30년을 맞이하는 첫해”라며 이렇게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날 두 사람의 통화는 80분 가량 이뤄졌다.
외교부는 “한중관계 및 한반도 문제와 지역·국제 정세 등 상호 관심사를 협의했다”고 전했다. 북한 문제를 비롯해 중국의 핵심 이익으로 꼽히는 대만 문제 등 포괄적인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중일 정상 간 만남의 가능성도 가시화됐다. 외교부는 “양측은 지역·국제 문제 관련 상호 관심 사안도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며 한중일 3국 협의체 가동을 위한 협력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외교부는 “내년 한국의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수임에 따라, 앞으로 안보리에서 한반도 및 글로벌 이슈에 대해 긴밀히 소통해가기로 했다”고도 언급했다.
이에 따라 외교부는 “양국이 다양한 수준에서 고위급 교류와 소통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며 △외교장관 간 셔틀외교 차원의 상호 방문 △외교안보 대화 △인문교류촉진위 △1.5트랙 대화 등의 협의체를 조기에 개최하도록 협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올해 안에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릴 수 있도록 협의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3국은 3년8개월간 멈춰 있던 정상회의 재개를 위해 9월 말 고위급 회의를 여는 방안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쪽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된 의견도 나눴다. 외교부는 “박 장관은 북한이 다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며 지난주 소위 위성 명목의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어제도 우리를 대상으로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감행했음을 지적했다”며 “박 장관은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담대한 구상에 따라 비핵화의 길로 돌아오도록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에 대한 중국 쪽 반응은 따로 밝히지 않았다.
박 장관과 왕이 부장은 지난 29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경제공동위원회에 관해서도 논의했다. 외교부는 “박 장관이 희토류, 원자재 등 한중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했으며, 중국 내 우리 기업들에 안정적이고 우호적인 투자환경이 유지될 수 있도록 왕 위원의 각별한 관심을 당부했다”고 했다.
박 장관은 또한 중국 쪽에 한국의 독립운동 사적지 보존 및 관리와 게임, 케이팝(K-POP) 등 문화콘텐츠 교류 확대를 위한 중국의 협조를 요청했다고 한다. 최근 중국은 랴오닝성 다롄의 뤼순 감옥 박물관 내 안중근 전시실과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 룽징의 윤동주 시인 생가 운영을 보수공사를 이유로 중단한 상태다. 왕 위원은 9월23일부터 열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한국 참여를 환영하고, 중국의 한국 단체관광 재개 등을 계기로 양국 간 인적 교류가 활성화되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장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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