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순방 외교 결산
정치권 평가 ‘극과극’
이명박 대통령의 첫 한미, 한일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정치권의 평가는 크게 엇갈린다. 한나라당은 “뜻 깊은 회담”이라며 높게 평가한 반면, 쇠고기 시장 전면 개방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야당들은 ‘퍼주기 외교’, ‘굴종 외교’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한미 정상회담 성과로 △북핵 폐기 공조 △비핵 개방 3000 정책 지지 △한국의 미국산 무기 구매국 지위 향상 △주한 미군 3500명 추가 감축 백지화 등을 꼽고 있다. 조윤선 대변인은 “군사안보 분야를 넘어 포괄적인 분야에서 공동 이익을 추구하는 미래지향적 관계로 변화·발전시키기 위한 ‘한미 21세기 전략동맹’ 체제의 시작을 알리는 뜻 깊은 회담이었다”고 상찬했다. 조 대변인은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과거에 얽매여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던 관계를 넘어서 미래와 경제를 선택했다”며 “과거를 직시하지만 미래지향적인 한일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성과를 냈다”고 칭송했다.
최인기 통합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들의 건강권을 저당 잡히고 쇠고기 전면 개방이라는 구체적 선물을 준 것은 실용성을 상실한 전형적인 굴종 외교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미 21세기 전략동맹’과 관련해서도 “자칫 동북아 긴장을 고조시키고, 나아가 미사일 방어체제(MD) 편입,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 구상(PSI) 참여로 흐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마치 대결적 냉전시대로 돌아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최 의장은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과거 정부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했던 사안들만 발표됐을 뿐이고, 특히 한국과 일본의 특수성을 무시하고 ‘과거’에 대한 표현이 없이 무조건 미래만 얘기한 것은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노동당은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국민의 건강권과 축산 농업을 통째로 내 준 굴욕회담”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박승흡 대변인은 “21세기 전략동맹 구상 합의는 추상적 합의에 불과한 것으로, 명문화한 합의가 아닐 경우 힘 센 나라의 요구가 관철되는 게 현실”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의 첫 전략적 방문 외교가 이처럼 퍼주기로 일관한다면 국익은 누가 지킬 것인지 걱정될 뿐”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임석규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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