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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박 대통령 “북 도발 위협 제거되면 남·북·러 협력 재점화”

등록 2016-09-03 14:32수정 2016-09-04 14:29

러시아 ‘동방경제포럼’ 참석
“극동지역 발전 위해선 북핵 해결 필수적”
푸틴 “우리도 북핵 우려… 북 도발 반대”
한-유라시아 경제연합 FTA 등 경협 강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초청으로 러시아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현재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로 인해 나진-하산 물류사업을 포함해 남·북·러 3각 협력 프로젝트들의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와 같은 장애가 제거되면 보다 포괄적인 사업으로 재점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제2차 동방경제포럼 기조연설에서 “(북 도발이 사라지면) 극동지역을 매개로 한·러·일, 한·러·중 등 다양한 소다자 협력도 본격화될 수 있고, 전력, 철도, 에너지 등 동북아 지역 인프라망 연결을 촉진해 역내 공동번영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극동지역 경제발전을 위해선 북핵 문제 해결을 통한 역내 안정과 평화유지가 필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유라시아 대륙 내 핵심적 단절고리이자 최대 위협인 북한 문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며 “북한은 스스로를 ‘동방의 핵대국’이라고 부르며 핵선제공격을 위협하고 핵·미사일 능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 정권은 주민들의 기본적인 인권과 최소한의 인간적 삶을 영위할 권리를 외면한 채 모든 재원을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에 쏟아 붓고 있다”며 “지금 우리가 시급성을 갖고 북한의 핵 개발을 막지 못한다면 머지않아 북한의 핵 위협은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려면 북한에 단호하고 일치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진 토론에서 푸틴 대통령은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정을 존중해야 하고 이행해야 하고 도발적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며 “우리는 북한과 굉장히 다양한 채널이 있다. 이런 채널을 활용해서 첨예한 국면을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양국 정부는 극동 개발을 중심으로 한 경제협력도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박 대통령은 동방경제포럼에 앞서 참석한 ‘한-러 비즈니스 다이얼로그’ 축사에서 “한국과 유라시아 경제연합(EAEU) 간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연구가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위한 본격적 협의로 발전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015년 1월 러시아의 주도로 출범한 유라시아 경제연합은 러시아·카자흐스탄·벨라루스·아르메니아 5개국의 경제 공동체로 총 인구 1억8000만명, 전체 국내총생산(GDP) 1조6000억달러에 이른다. 박 대통령은 "한국과 유라시아 경제연합이 사람과 물자, 자본이 자유롭게 교류되는 제도적 틀을 마련한다면 양국 경협의 새로운 장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러시아 속담 ‘모든 야채에는 제철이 있다’와 러시아 문호 안톤 체호프의 ‘지식이란 행동으로 옮겨져야 가치가 있다’ 등을 인용하면서 양국 경제협력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블라디보스토크/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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