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2년 통일·외교·안보 평가
‘문 대통령 평양 연설’ 후한 점수
한중·한일 관계 정체
남남갈등 심화 지적도
‘문 대통령 평양 연설’ 후한 점수
한중·한일 관계 정체
남남갈등 심화 지적도
문재인 정부가 지난 2년 동안 통일·외교·안보 분야에서 잘한 일로 전문가들은 남북, 북-미 정상외교를 통해 비핵화·평화 협상을 한 차원 높게 진전시킨 일을, 아쉬운 점으로는 그 과정에서 한국의 독자적 전략과 적극적 역할의 부족을 꼽았다.
우선, ‘잘한 일’과 관련해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는 “비핵화·평화 협상을 정상외교의 차원으로 끌어올려, 지금까지 없었던 역사적 기회를 열었다”고 평가하며 “정상회담의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기회의 창을 계속 넓혀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남북, 북-미, 한-미 정상급에서 신뢰를 가지고 채널이 가동되면서 남-북-미 삼각 채널을 만들어내 실무급을 맴돌던 협상이 구속력과 구심점을 찾았다”며 후한 점수를 매겼다. 정상외교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잘한 일로는 지난해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시민에게 한 연설을 꼽은 전문가들이 여럿이었다.
남북 군사합의 이행도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남북이 판문점선언에 비핵화·평화체제를 담고, 군사 분야 합의서를 통해 사실상 군비 통제에 합의한 것은 새로운 길”이라고 평가했다. 이정철 숭실대 교수는 “문 대통령이 한-미 연합군사훈련 연기를 제안해 2018년 북한 신년사의 긍정적 반응과 평창올림픽을 계기 삼아 평화 프로세스를 이끌어낸 것”을 가장 잘한 일로 꼽았다.
‘아쉬웠던 점’으로는 한국이 주도적인 비핵화 전략을 마련해 더욱 적극적 역할을 하지 못한 점을 지적한 전문가들이 많았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평양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북한으로부터 ‘영변 핵시설 폐기 카드’를 끌어냈지만, 이후에 그것을 기초로 우리가 구체적 비핵화 안을 만들어 북·미를 설득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도 “북-미 직접대화가 이뤄지자 우리 정부는 비핵화의 모든 것을 북-미 간에만 맡겨버렸다”며 창의적 대안의 부재를 아쉬워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지난해 3월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밝혔을 때 한국 정부가 북한에 비핵화의 최종 상태와 로드맵을 확인하지 않은 것이 현재의 교착 상태를 만든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이관세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장은 “한반도 평화가 공고해지려면 중국·일본과의 관계도 중요한데, 한-중 관계가 사드 문제 봉합 이후 더는 진전되지 못하고 한-일 관계가 경색된 것”을 문제로 꼽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비핵화·평화 협상 진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국내 여론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남남 갈등이 심해진 점”을 지적했다.
통일외교팀
평가 참여 전문가들 (가나다순) 구갑우 북한대학원대 교수 김동엽 경남대 교수 김준형 한동대 교수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 이관세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장 이정철 숭실대 교수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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