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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일본 변호사는 저렇게 애쓰는데 한국 변호사는 뭐 하나 싶었다”

등록 2019-06-11 18:58수정 2019-06-11 21:21

이상갑 변호사는 누구
이상갑(52·법무법인 공감) 변호사가 미쓰비시 중공업 강제징용 피해자들과 인연을 맺은 것은 변호사 생활 11년째인 2009년이다. 일본 시민단체 인사들과 변호사들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소송 지원 등을 위해 한국을 오가곤 했다. 당시 광주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지부장이었던 이 변호사는 이런 상황을 언론사 기자로부터 전해 들었다. 이 변호사는 ‘일본 변호사들이 한국인을 돕기 위해 저렇게 애쓰는데 한국 변호사들은 뭐 하고 있나’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지역 시민단체와 함께 미쓰비시 승용차 판매전시장 앞에서 “강제징용 배상하라”는 1인 시위에 참여하게 됐다.

2010년 6월엔 시민단체 인사들과 함께 20여명이 일본 도쿄로 갔다. 당시 일본에서 제기한 소송은 1심부터 2심, 3심까지 모두 패소한 절망적 상황이었는데, 그대로 포기할 수 없어서 주총이 열리는 미쓰비시 본사 앞에서 “협상에 응하라”며 3보1배를 했다. 이 변호사는 “크게 기대를 안 했는데 뜻밖에 미쓰비시에서 협상하자고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협상이 2012년까지 17차례 진행됐으나, 미쓰비시가 직접 배상보다 장학기금 같은 간접 지원 방식을 고수해 합의에 이르진 못했다.

그러는 사이에 한국의 대법원에서 2012년 5월 신일철주금 등의 징용피해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이 처음 나왔다. 법률 구제의 길이 열린 것이다. 이 변호사는 한국에서 소송을 다시 시작했고, 소송은 지난해 11월 대법원에서 승소가 확정됐다. 이 변호사는 “이제 더 유리한 입장에서 미쓰비시와 협상할 수 있게 됐다”고 여겼는데, 이런 기대는 일본 정부의 강력한 반대 기류에 가로막혀 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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