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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정의용 “위안부 문제, 자기들 주장만 하는 일본 태도 놀라웠다”

등록 2021-04-21 16:21수정 2021-04-21 16:37

21일 관훈토론회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시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풀기 위해 “매우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 일본 쪽과 여러 차례 협의했으나 일본 쪽이 “일관되게 자기들 주장만”하는 “협상 태도가 상당히 놀라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21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문재인 정부 들어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묻는 질문을 답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말했다.

정 장관은 2015년 한-일 정부 간 합의의 틀을 깨지 않으면서 피해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매우 현실적인 여러 가지 방안을 일본 측에 제시했다”고 말했다. 다만 “매번 갈 때마다 일본은 못 받아주겠다. 그것보다 더 나은 대안을 가지고 오라”고 했다면서 “(협의가) 조금 진전되면 진전된 안은 챙겨놓고 이것 가지고 안 되겠다. 더 (나은 안을) 가지고 오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어 “안보실장으로 재직하면서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 여러 차례 비공개로 일본에 가서 일본 고위 관료들과 협의를 했다. 그때마다 매우 현실적인 안을 가지고 갔는데 일본의 협상 태도에(가) 상당히 놀라웠다”고 말했다. 일본 쪽이 “일관되게 자기들 주장만” 했는데 이는 “협상을 깨자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일본 정부가 “정부 간 합의를 지키지 않으면 한국이 국제법을 위반하는 것”이라는 “어불성설 같은 주장”을 하며 곳곳에서 한국 정부를 매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장관은 ‘위안부’ 피해자 문제의 근본 원인과 기본 성격을 짚으며 “과연 일본이 그럴 자격이 있는 것인가”라고도 했다. 정 장관이 일본에 어떤 제안들을 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토론회 내내 침착한 모습을 유지하던 정 장관은 일본 쪽과 협의 과정을 소개하면서는 다소 상기된 모습을 띠었다. 답변을 마무리하면서 그는 “흥분해서 죄송”하다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너무나 하고 싶은 얘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이 고 곽예남·김복동 할머니와 ‘위안부’ 피해자 유족 등 20명이 일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재판 결과를 염두에 뒀는지는 확인되지 않으나, 외교부 장관이 은밀하게 진행된 양국 간 협의 과정을 공개하면서 상대국 태도를 강하게 비판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 발언에 앞서 정 장관은 이날 “최근 과거사 문제 관련한 기본적 인식의 차이 때문에 한-일 관계가 너무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비쳐지는 것은 안타깝게 생각하고 가급적이면 조기에 일본 외무상을 만나서 이러한 문제들을 대화를 통해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아직은 일본이 그럴 준비가 안 된 거 같다”며 “일본은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는 반드시 협력해야 할 파트너”라고도 말했으나, 정 장관의 이날 발언이 양국 관계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토론회가 끝난 뒤 취재진이 정 장관에게 위안부 피해자들의 패소에 대한 입장을 묻자 정 장관은 “방금 보고 받았다. 검토를 해봐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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