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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이 히말라야에서 ‘팔보채’를 찾은 까닭은?

등록 2016-07-13 10:40수정 2016-07-13 11:20

정치BAR_네팔·부탄 한달 여행의 재구성

랑탕 트레킹 도중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페이스북 갈무리
랑탕 트레킹 도중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페이스북 갈무리

“없을 리가 없는데….”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네팔 히말라야에서 에델바이스를 찾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하루 8시간 이상을 묵묵히 걷던 그가 언제부터 꽃을 찾았는지는 모르겠다. 최소한 며칠 찾고 있었다는 것을 짐작할 뿐이다. 일행 모두가 고산병 증세로 한 걸음 한 걸음이 무겁던 때였다. 그는 실제로 풀·꽃·나무에 관심이 많다. 경남 양산의 자택에서 평일에 무엇을 주로 하느냐는 한 지인의 질문에 “풀뽑기”라는 답을 한 적이 있다.

“그만 찾으시면 안 되나요?” 일행들이 말렸지만, 그는 찾고 또 찾았다. 11박12일 트레킹을 마치고 부탄으로 발걸음을 올길 때가 돼서야, 그는 “랑탕 지역에는 에델바이스가 없나 보군요”라며 에델바이스 찾기를 그만뒀다. 이번 여행엔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비서관과 공연기획자 탁현민 피디가 함께했다. <교육방송> ‘세계테마기행’을 연출한 탁재형 피디가 히말라야를 안내했고, 박범신 소설가와 한 여행작가가 부탄의 길잡이가 됐다. 출발 당일인 지난달 13일, “이목이 집중될까 걱정돼” 일행이 뿔뿔이 흩어져서 카트만두행 항공편에 몸을 실었다고 한다.

네팔 현지 안내를 맡았던 벅터 람 라미찬과 함께. 사진 페이스북 갈무리
네팔 현지 안내를 맡았던 벅터 람 라미찬과 함께. 사진 페이스북 갈무리

이번에 걸은 랑탕 트레킹 코스는 가장 극심한 지진 피해를 입은 지역이기도 했다. 봉사활동을 계획하고, 현지인들을 만났다. 학교 복구 현장에 들러 벽돌을 쌓기도 했다. 여행에 함께한 탁현민 피디는 “문 전 대표는 사진 하나 찍고 물러날 줄 알았는데 묵묵히 하루 종일 벽돌만 쌓았다”고 말했다.

“특전사 공수부대에서 군복무할 때 했던 ‘천리행군’을 떠나는 심정”(6월13일 페이스북)이라고 했던 문 전 대표는 여행 내내 천리행군에 나선 노병처럼 묵묵히 걸었다고 한다. 수염도 길렀다. 늘 깔끔하게 보여야 하는 한국에서와 달리 편하게 놔두고 싶다는 게 이유였다. 문 전 대표의 덥수룩한 수염은 이후 부탄 수상을 만날 때까지 계속됐다.

에델바이스 찾아 헤매던 트레킹
지진피해 학교서 종일 벽돌쌓기
부탄 농민에게 “땅 개간” 권하니
“그럼 언제 가족과 노느냐” 대답
여행의 마무리는 ‘국민행복론’

그는 트레킹이 끝날 무렵, 6·25전쟁 66주년을 앞두고 페이스북에 전시작전권과 관련한 글을 올렸다. 한국의 정치상황에 관심을 끊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달 21일 결정된 정부의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 결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네팔로 떠나기 나흘 전 부산 가덕도에서 시위 피켓을 들었던 그였다. 가덕도 신공항이 아닌 김해공항 확장 결정에 대해 ‘문재인의 반응’을 궁금해하던 기자들은 “트레킹 타이밍이 기가 막히다”고 평하기도 했다.

체링 톱게 부탄 총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페이스북 갈무리
체링 톱게 부탄 총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페이스북 갈무리

트레킹 뒤 찾은 부탄 일정은 빡빡했다. 체링 톱게 총리와 카르마 우라 국민행복위원장 등을 만났고, 파로공항에서부터 부탄을 동쪽으로 가로지르는 비포장도로 여행 중 부탄의 ‘보통사람’들을 만나기도 했다. 가난해 보이는 한 농민에게 “땅을 좀더 개간하면 가족들이 더 부유하게 살 수 있지 않으냐”고 질문했다가 “그럼 언제 가족과 노느냐”는 답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네팔에서 손으로 ‘현지식’을 먹고 있다. 사진 페이스북 갈무리
네팔에서 손으로 ‘현지식’을 먹고 있다. 사진 페이스북 갈무리

여행단으로 함께 다녀온 한 인사에게 이번 여행에서 문 전 대표에게서 발견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웃음”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로체, 눕체, 쿰부체, 창체 등 히말라야 봉우리 이름에 유난히 도드라지는 ‘체’라는 음절. 어느날 그가 먼 산을 바라보며 말했다고 한다. “아 저것은, 팔보체(채)인가.”

지난 9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그는 ‘국민행복론’을 얘기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일성도 ‘국민행복시대’였다.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 대표는 “(국민행복이라는) 그런 얘기 하는 대통령 후보는 많았다. 중요한 건 그 구체적 방안을 내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먼 길에서 돌아온 그는 앞으로 ‘국민행복’으로 가는 길을 어떻게 그릴까.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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