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2일 “노동시간 단축은 과로사회에서 벗어나 나를 찾고 가족과 함께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독일 등 외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고용 없는 성장의 시대에 일자리를 나누는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대책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전날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본격 시행된 주 52시간 근무제 취지를 강조하면서 새 제도가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후속대책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보좌관 회의 머리말에서 이같이 강조하면서 “노동시간 단축은 노동생산성의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과로로 인한 과로사와 산업재해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졸음운전을 방지하여 귀중한 국민의 생명과 노동자 안전권을 보장하는 근본 대책”이라며 “세계 어느 나라를 둘러봐도 우리 정도 수준을 갖춘 나라 가운데 우리처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나라는 없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밝은 표정으로 입장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시행 초기 6개월을 계도기간으로 삼아서 법 위반에 대한 처벌에 융통성을 주기로 함으로써 기업의 부담을 많이 낮추었다”며 “그 취지를 잘 살려서 제도 시행 초기의 혼란과 불안을 조속히 불식시키고, 제도가 현장서 잘 안착이 되어 긍정적인 효과가 빠르게 체감될 수 있도록 노사정 협력 등 후속대책에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지난주 과로로 인한 감기몸살 탓에 정상적인 일정을 소화하지 못하고 연가를 냈던 문 대통령은 “몸살로 며칠 동안 휴식을 취하게 되었다. 국민들께 걱정을 끼쳐드려서 송구하다”고 밝히면서 회의를 시작했다. 이어 “과로사회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늘 강조해오다가 대통령이 과로로 탈이 났다는 그런 말까지 듣게 되었으니 민망하기도 하다. 이번 주말에 다시 중요한 해외순방이 시작되기 때문에 심기일전해서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전날 민선 7기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임기를 시작한 것과 관련해 “민선 7기의 출범은 지방분권 개헌의 성공 속에서 이뤄지기를 국민들께서 바랐는데, 개헌이 무산되어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그 취지는 살려나가야 하므로 현행 헌법 체제 속에서도 지방자치와 분권을 최대한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함께 노력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개헌 무산으로 제2국무회의도 무산이 되었지만 시도지사간담회를 정례화하여 광역단체장들과의 소통을 위해서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